임플란트 시술을 했다. 6개다. 연결 치아 하나까지를 포함하면 7개다.
일주일쯤 지나면서 그나마 좀 살만해졌지만, 그동안 후유증으로 고생했다.
무리했다는 생각을 한다. 돌이켜보면 이런 식의 시술이 적당한가,
무모한 것인가 하는 나의 견해는 처음부터 아예 차단됐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날 낮 12시 반에 치과에 가서 검사와 상담을 하고 결제를 했고, 오후 2시 반 시술을 ‘단행‘했다.
일사천리였다. 시술을 할 갯수를 들었을 때는 수긍을 했고,
얼마 안 있어 시술대에 누웠을 때는 그냥 그러려니 했다. 묻기는 물었다. 설마하는 생각으로.
7개 다 합니까? 그건 들여다 보고 결정합니다. 주치의와 나눈 얘기는 단 이 두 마디였다.
곧바로 시술에 들어갔다. 걸린 시간은 얼추 1시간 정도. 힘들었다.
두어 번 신음을 냈다. 의사는 웬 엄살이냐는 말을 하면서 참으라 했다.
시술을 끝내고 입안을 거즈로 채우고 창구 여직원과 후속조치 등에 관해 얘기를 들었다.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필담으로 했다. 몇가지 주의 사항을 듣고 집으로 왔다.
아내는 내가 치과에 가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내가 시술을 한꺼번에 받고 올 줄은 몰랐다. 아내는 임플란트를 6개나 한꺼번에 했다는 것에 경악했다.
70 넘은 노인에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며 치과에 항의하겠다고 하는 걸 내가 달랬다.
그렇게 하는 게 이츠음의 추세라고 하더라는 말을 아내에게 해 주었다.
다음 날 아침은 참혹했다. 출혈은 멎지를 않고 얼굴은 퉁퉁 부어 올랐다.
진통제가 들어간 한웅큼의 약을 먹는 것도 고역이었다.
그런 상태로 있으면서 한편으로 무리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엉겁결에 당한 그런 기분이었다.
치과로 전화를 했다. 이렇게 한 날 한꺼번에 6개 임플란트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까?
돌아온 대답은 이랬다. 통상적으로 그렇게 한다는 것. 많이 하는 경우는 한꺼번에 13개도 한다는 것이다.
아무 것도 아니라는듯 태연한 대답이었다. 챗지피티와 코파일럿에 물어 보았다.
거기 대답도 그랬다. 하루에 3개에서 6개 정도 하는 건 정상적인 것이라는.
일주일쯤 지나면서 출혈도 멎어지고 있고 통증도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얼굴에 깊게 배인 멍은 아직 그대로다. 물리적인 이런 증상과 함께 수반되는 건 우울증이다.
조바심이 많아진 탓이다. 조바심은 나이 먹어감의 한 현상이다.
그러려니 여기고 있지만,
거울에 비쳐지는 멍 투성이 얼굴을 볼 적마다 막막하고 적적해지는 기분은 어쩔 수 없다.
아래 이미지는 멍 투성이 내 얼굴을 차마 실물 그대로는 보일 수가 없어 지브리 스타일로 만들어 본 것이다.

#임플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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