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자가 부른 '아네모네' 이 노래의 옛 카셋 테이프를 갖고 있다. 이 노래를 텔레풍켄 모노 카셋 플레이어에 놓고 가끔 듣는다. 이미자의 구성진 음성에 멜랑꼬릴리(melancholily)가 더 해진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아침, 커피 한잔에 에 문득 이 노래가 듣고 싶어져 듣고있다.
1968년에 이 노래가 나왔다. 어머니가 심부름을 시켰다. 동네 '삼용건재' 아래 양판가게에 가서 이 노래가 담긴 양판을 사오라는 심부름이다. 어머니는 이미자 노래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그래서 이미자의 새로운 노래가 라디오에서 나오면 따라 배워 부르기도 했고, 더러는 양판을 사기도 했다.
'아네모네' 이 노래는 영화주제가다. 주요섭의 소설 '아네모네의 마담'이 원작인 이 영화에 담긴 노래인데, 신성일. 엄앵란 커플의 주연에 힘입기도 했지만, 아무튼 공전의 히트를 쳤다.
정두수 작사에 박춘석 작곡이다. 이미 고인이 된 정두수 선생의 본명은 정두채다. 정공채 시인의 동생으로, 두 형제 모두의 문재가 뛰어나 하동의 '형제천재'로 불리었다.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샀던 이 노래를 나도 집에서 몰래 많이 들었다. 그래서 귀에 정답기 그지없다. 오늘 이 노래를 다시 들어보니 옛 생각이 많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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