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토요일 북한산 산행.
끝물 더위 맹위가 대단한, 온도 상으로는 24도 정도였으나 후텁지근한 게 숨이 턱턱 막히고 땀이 비오듯 했다.
결국 사모바위까지는 포기하고 포금정사 터까지만 오르고 내려왔다.
산행 중의 씰데없는(?) 토론이 더위를 가중시킨 측면이 있다.
한 친구가 말이 많아진 건 분명 더위 탓이렸다 ㅎ.
코로나에 대한 견해를 개진하는데, 듣기에 앞뒤가 맞질 않다.
집단면역을 자꾸 강조하는 것 같아, 그런 논리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했더니 자기 주장을 강변한다.
그 목소리 큰 강변을 듣다 못한 어느 산행객이 한마디 건네면서 그 토론은 흐지부지 됐다.
그 산행객이 집단면역 논리를 차분하게 잠 재우면서 내 손을 들어준 것이다.
하산 길에 다른 한 친구가 이준석 옹호론을 폈다.
힘도 빠져 대꾸할 기력도 없었는데, 어쩌다가 또 격한 토론이 됐다.
그 덕에 구기동까지 어떻게 내려왔는지 모르겠다.
어제 산행은 마산에 계시는 28회 선배들과 온라인 토크를 통한 일종의 합동산행이었다.
한식이 형이 태영. 기태 형과 함께 창녕 관룡산과 화왕산에 오르면서 그것을 카톡을 통해,
한식이 형 표현대로 실시간 생중계하듯 했고,
나도 그에 우리들의 산행을 메시지와 사진으로 보냈기에 그렇게 된 것이다.
구기동 삼각산에서의 막걸리 맛도 텁텁하고 더워, 결국 코만도에서 시원한 소맥으로 산행을 마무리했다.
나는 버스를 타고 구기터널을 지나 불광역으로 가면서 깜빡 졸아 내릴 정거장을 지나쳤다.
다시 불광역으로 거슬러 걸어가면서 불광시장을 지나다가 어느 할머니가 팔고있는 마늘이 취기서린 눈길을 끌었다.
그 마늘들이 너무 싱싱하고 좋아보여 그것을 사다 이것저것 다른 것까지 주섬주섬 담다보니 결국 짐이 됐다.
무슨 오기인지 모르겠다. 산 김에 어물전에서 고등어 자반 등을 또 사니 들 손이 없을 정도로 짐이 많아졌다.
그것들 들고 집으로 오느라 죽을 뻔했다.
오늘 아침 마누라가 아침을 지으며 마늘을 보며 반색을 한다. 마늘이 씨알이 굵고 싱싱하다는 것.
암만 그게 어디 것인데, 의성, 의성마늘이라고 좀 으쓱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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