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미미했으나, 끝은 張大했다.
어제 아차산 산행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그 인근에 사는 두 친구의 초청으로 아차산 역에 도착할 때까지만 해도,
그저 동네 앞산 정도 오르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평탄한 산길을 오르면서 느낌이 바뀌었다.
산길이 완만하고 부드러운 게 걷기에 아주 좋은 산이라는 것.
특히 조망이 좋았다. 오르면서 만나는 몇몇 망루에서 바라다보는 서울의 풍경이 좋았다.
특히 롯데타워를 배경으로 한 푸른 하늘의 서울은 참으로 아름답고 거대하면서
서울이 왜 서울인가를 느끼게 했다.
그리고 산등성이에 구축되고 조성된 옛 삼국시대의 堡壘들에서는
그 시절 병사들의 함성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우리들은 산 정상 부근에서 하 교수가 준비해온 먹거리들로 요기를 한 후
한참을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면서 앉아 있었다.
3시간 정도의 산행을 끝내고 광나루역 쪽으로 내려오니 목이 말랐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찾아 들어간 곳이 '애살' 맞은 아주머니 한분이 하는 대폿집이다.
세 명이서 막걸리 7병을 마셨다.
흡사 스펀지에 물이 스며들듯 죽죽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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