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오르는 길.
고된 산행이었지만,
이 지점 쯤에서 나는 거의 환상에 젖는다.
정오의 태양은 閃光의 한 줄기 빛으로 나를 영접하는 듯 하고,
너덜의 돌들은 그 빛을 받아 또 다른 빛으로 꿈틀거린다.
산길 저 끝 천왕봉에 서려있는 瑞氣 속으로 나는 빨려 들어간다.
나는 이미 내가 아니다.
나는 나를 벗어 던졌다.
나는 지리산의 일부가 됐다.
(6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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