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종로 3가의 한 주막.
이제는 이런 술집에 어울릴 만한 나이다.
프레스센터 일을 끝내고 인근의 후배 사무실에 들렀더니, 인사동 쪽으로 이사를 갔다.
그 후배가 잘 가는 술집이라며 나를 이끌었다.
오랜 만에 만난 후배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옆 자리 어르신 한 분이 말을 걸어오신다.
친구와 둘이 마시면서 우리들의 얘기를 엿들은 것 같다.
예전 젊었을 적에 영남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하셨고,
1960년대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소설가신데, 好酒에 말씀이 참 구수하시다.
마침 프레스센터 일을 마치고 11층 영남일보에 들러
송국건 후배를 잠시 만났던 참이어서 말들이 쉽게 이어졌다.
거의 매일 정오에서 오후 4시까지 이 집에서 소주를 마신다면서 우리들에게 잔을 권한다.
그러시더니 급기야는 주모를 불러 우리 자리에 술 한병을 시켜다 준다.
그 분들이 먼저 나가시고, 후배도 일 때문에 사무실로 들어가고 나 혼자 남았다.
술집은 나를 포함해 혼자서 마시는 사람들 뿐이다.
가오리 찜 한 접시가 1만2천원이길래 싼 맛에 그거를 시켰는데, 맛 있다.
가오리 찜을 안주로 남은 술을 마저 비우고 나왔더니, 그때까지도 밖은 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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