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643 마산 오동동 '복쟁이 골목' 기억에 남아있는, 어릴 적 마산 선창가를 떠돌던 어두운 이야기들 중의 하나. 선창가에서 사람들이 자주 죽는다는 것인데, 그 게 생선을 먹고 죽었다는 것이다. 이런 얘기들은 당시 매스컴이 그다지 발달하지 않을 때라 주로 입소문을 타고 흉흉하게 들렸기에 아직도 기억 속에 어둡게 자리잡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 생선이 바로 복어, 마산 말로 '복쟁이'다. 내남없이 가난하던 시절, 굶주린 사람들이 선창가를 뒤지고 다니다 버려진 복쟁이를 먹고 죽는 것이다. 통통한 생김새에 볼룩한 배하며, 아무리 버려진 생선이지만 주린 배에 복쟁이는 참 먹음직스러웠을 것이다. 복쟁이는 알과 내장에 사람에게 치명적인 강한 독을 지니고 있다. 독성이 강한 먹 거리가 맛은 뛰어나다. 아마도 복쟁이를 먹고 죽은 사람은, 말같지는 않지만, .. 2020. 5. 23. 醉 中 理 髮 엊저녁에 좀 마셨는데도 아침이 거뜬하다. 동네 편의점에서 마셨고 후배들과도 잘 헤어졌을 것이다. 말짱한 기분으로 책상에 앉아 PC를 켜고 메일 답신을 하는데, 뭔가 머리 쪽이 좀 허전하다. 손으로 머리칼을 쓸어 만져 보았다. 어라, 머리카락이 짤막하니 손에 잡힌다. 머리카락이 웬지 어디 달아난 느낌이다. 이발한지 오래돼 머리칼이 그동안 많이 자라있었다. 그런데 그 머리칼이 없어진 듯 한 것이다. 거울을 보았다. 웬일인가? 머리칼이 짤막하게 이발이 돼 있었다. 엊저녁부터 아침까지 이발 한 기억이 없는데 이발이 돼 있으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순간적으로 좀 멍해지는 듯 했다. 그리고는 생각이 혼돈스러워 지면서 한편으로 누군가를 몽중에서 만난 듯한 생각이 흐물거렸다. 누구? 동네 단골 이발소 사장님이다. 그.. 2020. 5. 22. '뒷고기'라는 것 동네 고깃집을 지나치면서 호기심으로 갸우뚱해지는 메뉴가 있었다. '뒷고기'라는 것인데, 사진으로 찍어 가게 문에 내걸어 선전하고있는 것이 퍽 싱싱하고 맛 있어 보였다. 그저께 일산 사는 후배가 나에게서 뭘 가지려 왔다가 꿍짝이 맞아 마실 곳을 찾다가 그 집으로 갔다. '뒷고기'라는 걸 한번 먹어보자는 것이었다. '뒷고기'라는 게 어떤 부위의 돼지고기인가. 주인에게 물었다. 주인 말이 좀 묘했다. 말하자면 '뒷고기'라는 부위는 없다는 것인데, '뒷고기'라는 것은 말 그대로 돼지고기를 해체해 선호부위를 잘라내고 남은 상품성이 낮은 고기들을 통칭해 그렇게 부른다고 했다. 그러니까 여러 부위들 이를테면 눈살, 볼살, 코살, 턱밑살, 껍데기 등 여러 부위의 남은 고기들을 한데 모아 양념으로 버무린 것을 '뒷고기'.. 2020. 5. 22. 네팔王國 수쉬마 샤니(Sushima Shani) 공주 이런 날이 올지를 예상 못한 건 아니었지만, 막상 닥치니 좀 어리둥절합니다. 제 블로그에 올린 글을 보고 故 심건식(1947-1991) 형의 여동생이 연락을 해온 것입니다. 1991년 히말라야에서 실종된지 거의 삼십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여동생 분은 이 글을 오빠를 만난 반가움과 슬픔으로 보았다고 합니다. 형 가족의 뒷소식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썩 좋지않은 것으로 전해 마음이 아팠습니다. 두어 번 가본 적이 있는 형의 당시 구기동 집도 이미 오래 전에 처분됐다고 했습니다. 여동생은 오빠가 남긴 흔적들을 목말라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갖고있는, 형에 관한 기사 등 자료들을 찾아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오늘 아침 서재를 뒤졌더니, 건식 형이 1989년 10월, 2회 '히말라야 사진전'을 할 적에 찍은 팜플.. 2020. 5. 22. 故 심건식 형의 에베레스트 사진 짐 정리를 하다 나왔다. 故 심건식(1947-1991) 형이 나에게 준 에베레스트 일출 사진이다. 사진이 크고 액자가 무거워 그냥 창고에 쳐 박아 놓았던 것인데, 오늘 사진과 형에 대한 미안함이 생겨 거실 벽에 걸었다. 이 사진은 형이 히말라야에서 실종되기 전인 1989년 히말라야에 가서 찍은 것으로, 아침 해에 반사돼 붉은 불꽃 형상으로 나타난 에베레스트를 찍은 사진이다. 형은 이 사진을 포함해 히말라야에서 찍은 사진들로 그 해 여름인가 서울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개인전 마지막 날, 전시장을 들렀을 때 형은 나에게 사진 한 점을 주고 싶다고 하면서 골라 보라고 했다. 극구 사양을 하고 받지를 않았다. 그랬더니, 그 며칠 후인가 만났을 때 이 사진을 들고 나와 나에게 안겼다. 형은 뛰어난 등반가이기도 하.. 2020. 5. 22.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침실(Bedroom)' 빈센트 반 고흐의 걸작 중 하나인 '반 고흐의 아를의 침실(Van Gogh's Bed Room at Arles)'입니다. 고흐가 죽기 2년 전 빠리를 떠나 아를로 이주, 평생 처음으로 가진 집에 손수 꾸민 침실을 그린 그림이지요. 고흐는 '노란 집(Yellow House)'으로 명명한 이 집과 자신의 침실에 많은 애착을 가졌음이 이 그림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동생인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 그런 심경의 일단을 적고 있습니다. "벽은 창백한 보라색이고 , 바닥에는 붉은 타일이 깔려있다. 침대의 나무 부분과 의자는 신선한 버터 같은 노란색이고, 시트와 베개는 라임의 밝은 녹색, 담요는 진홍색이다. 창문은 녹색, 세면대는 파란색이다. 그리고 문은 라일락색. 그게 전부다.'' '시카고미술관(The Art Inst.. 2020. 5. 20. 이전 1 ··· 269 270 271 272 273 27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