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643 '모차르트(Mozart)' 예전 인사동 시절, 잘 다니던 와인 집이 있었다. 수도약국 못미쳐 골목 안으로, 지금은 가나아트 화랑으로 뚤려진 골목 막다른 곳에 있던 집이다. 이 집은 모차르트로 꽤 유명한 주점이었다. 으슥해진 밤, 골목 길로 들어서면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이 흘러 나왔다. 우리들은 그 집 주인 아주머니를 '모차르트의 모차르트'라 불리워지는 클라라 하스킬로 불렀다. 깡마른 체구가 우선 닮은 데다 음악을 포함한 모차르트에 대한 모든 지식이 풍부했다. 우리들이 밤이 이슥해 그 집을 가는 것은 물론 와인을 마시기도 한 것이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모차르트를 듣기 위한 것이었다. 한 잔의 와인을 놓고 모차르트를 들으면서 우리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느낌들이었겠지만, 한 가지 일치하는 것은 있었다. 그것은 모차르트의 '천재성'이었.. 2020. 5. 26. W.A. Mozart "Abendempfindung an Laura" K.523 - Arleen Auger "Abendempfindung an Laura" 모짜르트의 가곡으로 작품번호 K. 523입니다. 독일어 제목이 좀 어렵지요. 우리 말로 의역하자면 ’로라에게 황혼의 느낌을’이란 제목입니다. 인생의 죽음을 황혼에 비유하면서 그것을 슬퍼해 흘리는 눈물을 가장 아름다운 진주로 묘사하고 있는 노래입니다.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부터 바빴습니다. 별 하는 일도 없이 그랬으니 그저 마음만 바빴다는 게 맞는 말일 것 같습니다. 전화만 십여 통 주고받았지만, 별로 풀려진 일도 없습니다. 그런 와중에 이 노래가 왜 갑자기 생각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워낙 아름답고 유명한 모짜르트의 가곡이라 엘리자베스 슈윌츠코프, 바버라 보니 등 여러 소프라노들이 불렀습니다. 그 중에서도 나는 알린 오거(Arleen Auger)의 .. 2020. 5. 25. 지리산 경호江 마을의 ‘할머니 어탕국수’ 좀 이른 아침에 원지에 다 달았다. 전날 운리-덕산 둘레길을 걸은 후 마신 술 때문에 우리들은 속이 더부룩했고, 어디 해장국 파는 식당이 없는가고 주변을 돌다가 원지에서 내린 것이다. 그간 많이 온 원지지만, 이렇게 어떤 목적을 갖고 내린 것은 처음이다. 지리산 마을인 원지는 중산리 코스로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려면 반드시 거쳐 가야 하는 곳이다. 그러니 대부분 지리산 때문에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에겐 여기가 어딘지도 잘 모른 채 그저 스쳐 지나가는 곳쯤으로 아는 곳이 바로 원지다. 마침 차를 댄 곳 앞에 허름한 식당이 있었다. 간판은 ‘어탕국수’를 파는 집이다. 바닷가를 고향으로 둔 사람들은 민물고기에 익숙하지 못하다. 그러니 민물고기를 고아 국수를 말은 어탕국수가 눈에 찰 리가 없다. 그런데 이른 아침이.. 2020. 5. 25. 'Diaries' by George Orwell(조지 오웰의 '일기들') 소비에트 공산혁명의 러시아를 배경으로 전체주의 체제를 고발한 『1984년』 『동물농장』 등의 작가인 조지 오웰(1903~1950)은 일상을 포함해 정치·전쟁·계급·빈곤·언어 등 인간과 관계된 모든 주제의 명철한 관찰자였다. 그의 소설이나 에세이, 언론기고문 등은 이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런 관찰의 귀착점은 그의 사상과 작품이지만, 일차적인 관문이 있다. 바로 일기이다. 그가 어린 시절부터 일기를 썼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가 남긴 자료를 볼 때, 그가 일기를 집중적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작가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1931년, 그러니까 그의 나이 28세 때부터이다. 그 때부터 일기를 써 죽기 4개월 전인 1949년 9월까지의, 11권의 일기가 지금까지 전해진다. 조지 오웰이 남긴 일기를 엿볼 수 있는 책.. 2020. 5. 25. 1974년 吳之湖 선생 내외 서양화가 오지호(1905-1982) 선생이 부인인 지양진 여사와 함께 향리인 전남 화순군 동복의 생가에서 함께 차를 마시고 있는 1974년 생전의 모습입니다. 따뜻한 햇볕이 내려앉는 툇마루에서 차를 마시며 애견을 쓰다듬고 있는 두 분 모습이 따스하면서 정감이 넘쳐 보입니다. 오늘 집에 있는 사진작가 문선호(1923-1998) 선생의 옛 작품집을 뒤져보다 나온 사진입니다. 아날로그 필름 사진이 확실히 깊이가 있습니다. 2020. 5. 25.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w and Then 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중이다. 생각지도 않던 중에 걸려든 일이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일단 저지르고 나서 생각하자. 이런 쪽으로 마음이 가기는 간다. 따져볼 게 있느냐. 네 나이에 그런 일이라면 고맙다하고 받아야 하는 처지가 아닌가하는 것. 하지만 그렇게 하기엔 뭔가 기시감 같은 게 느껴져 꺼림직스럽기도 하다. 8년 전 때도 일단 저지르고 보았다. 그러고는 방황을 좀 했다. 방향감각을 상실했다고나 할까. 그 시기에 본 영화가, 코엔 형제가 만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an)'이다. 지금 이런 상황과 처지에서 그 때 본 영화와 당시의 소회를 다시 떠 올려 본다. 지금 내가 취해야 할 결정에 도움이 될까, 말까. ....................... 2020. 5. 25. 이전 1 ··· 267 268 269 270 271 272 273 27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