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다마스쿠스의 '同心一體' - 샤미르(Samir)와 무함마드(Muham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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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iens(사람)

옛 다마스쿠스의 '同心一體' - 샤미르(Samir)와 무함마드(Muhammad)

by stingo 2023. 3. 29.

 
 
19세기 말 오스만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에 살았던 사미르(Samir)라는 기독교인과 무함마드(Muhammad)라는 무슬림의 감동적인 이야기, 그리고 이와 관련한 사진 한 장이 소셜미디어에 떠돌고 있습니다.
사미르는 사지가 마비된 난쟁이였고, 무함마드는 맹인이었는데, 이 둘이 서로의 신체적 결함을 보완해 한 몸 같이 살았다는 얘기입니다. 
이 둘이 어떻게 해서 다마스쿠스에서 만난 배경에 대해서는 추정 만 있을 뿐입니다. 둘은 고아였고, 가난했고, 서로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는 동병상련의 처지가 둘을 묶여지게 한 것이지요. 서로의 처지를 알아 함께 생활하게 된 사미르와 무함마드는 난쟁이와 맹인이라는 신체의 결함에 따라 서로의 보완재가 되었습니다. 
즉 무함마드는 눈은 보이지 않지만 걸을 수는 있었기에 걸을 수 없는 사미르의 발을 대신했고, 사미르는 무함마드의 눈을 대신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사미르는 무함마드의 등에 업혔습니다. 이런 모습으로 둘은 고대 다마스쿠스의 미로 같은 거리를 돌아다녔고, 사미르와 무함마드는 다마스쿠스의 우정을 토대로 한 인간승리의 한 표징처럼 여겨졌습니다. 
다마스쿠스를 찾은 많은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둘은 유명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사미르에게는 특출한 재주가 있었습니다. 그는 고대 아랍으로부터 이어지는 얘기꾼인 '하카와티(Hakawati), 지금으로 치면 재능있는 스토리텔러였습니다. 이 재주로 사미르는 다마스쿠스의 한 카페에서 '천일야화' 얘기를 들려주는 일을 했습니다. 사미르가 이런 일을 하는 동안에 무함마드는 카페 앞에서 시리아의 전통 간식먹거리인 볼볼라(Bolbolars)를 팔아 생활에 보탰습니다. 
그렇게 살아가던 어느 날 무함마드는 집에서 사미르가 죽은 걸 발견합니다. 그는 슬픔에 잠겨 7일 동안 친구를 애도하며 울었다고 합니다. 사미르의 죽음은 곧 그의 눈의 죽음이기도 하면서 그의 절반을 잃은 것이었습니다. 
사미르의 장례가 끝난 후 어떤 사람이 이런 질문을 무함마드에게 했습니다. 크리스찬과 무슬림, 그러니까 종교가 다른 두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함께 잘 지낼  수 있었느냐? 그러자 무함마드는 자신의 심장을 손으로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것이 우리는 똑 같았습니다(here we were the same)."
 

 
사미르와 무함마드의 이런 감동적인 스토리는 지금까지도 다마스쿠스에서 회자되고 있지만, 정작 이 두 사람에 관한 개인적인 차원의 자료는 없습니다. 딱 하나 남아있는 건 1899년 다마스쿠스에서 촬영된, 사미르가 무함마드의 등에 업혀있는 모습의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진품입니다. 사진을 찍은 작가의 이름도 나옵니다.    
사미르가 무함마드의 등에 없힌 이 모습은 1889년 이탈리아에서 프랑스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사진작가 탄크레 드 뒤마(Tancrède Dumas; 1830-1905)에 의해 포착되었습니다. 당시에 꽤 저명한 사진작가였던 뒤마는 이 사진 한 장으로 100년이 훨씬 지난 이즈음 새삼 유명이 더해지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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