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득 유튜브 어떤 채널에 지리산 칠선계곡이 나온다.
그 계곡 인근 이런 저런 사람들의 그곳에 연을 붙여 사는 사연을 담고있다.
아주 오랜 전에 나도 한 때 그곳에서 살고자했던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던 것이어서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칠선계곡을 가려면 지금도 그렇겠지만 예전에는 함양 마천의 추성동으로 가야했다.
차도 잘 다니지 않던 1980년대 초반이라 그렇게 해서 칠선계곡으로 오르기는 싶지 않았다.
그래서 좀 아는 사람들은 하산 코스로 칠선계곡을 내려오곤 했다.
나 또한 천왕봉에서 내려 와 하산길을 호기심에 칠선계곡을 택하는 바람에 그 계곡과 인연을 맺었다.
그 후 칠선계곡을 두 번 더 올랐을 뿐이니 대단한 인연은 아니지만,
지금도 가끔씩 칠선계곡 하면 그 때 처음 혼자 야생의 어둔 계곡을 아찔하게 내려오던 생각에 마음이 사뭇 설쳐지기도 한다. 그 무렵 가당찮은 생각을 해본 것이다. 칠선계곡으로 들어가 살았으면 하는 구상을 한 것인데,
당장 바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좀 장기간에 걸쳐 계획을 해 실현에 옮기자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 때 살기로 꼽아놓은 곳이 칠선계곡 옆 두지터라는 곳이다.
그곳에 일단 집 터를 마련하자며 수차례 어려운 걸음을 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방황하던 젊은 날 한 때의 치기일 것이지만, 오늘 두지터와 칠선계곡이 나오는 이 방송을 보니,
그 때 그냥 모든 것 털어버리고 그곳에 눌러 살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없잖아 든다.
그 무렵 후이지만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던 한 친구는 그 후 늦게나마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2000년 중반 지리산으로 들어가 지금 산청 단성면 운리 단속사지 곁에서 아내와 함께 살고있다.
나는 지금도 그 친구 앞에서는 어쨌든 기를 못 펴고 있다.
#칠선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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