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복집'의 된장복지리. 나는 오늘 처음 먹어본다. 복지리에 된장을 적당하게 가미한 것으로, 된장 맛이 그리 강하지도 않으면서 그저 슴슴한 게 묘한 맛을 주는데, 이 집이 영등포에서 이 된장복지리 하나로 맛집의 반열에 올라있다는 걸 역시 오늘 처음 알았다.
반찬으로 나오는 복껍데기도 다른 여늬 집 것과 다르다. 발갛게 무쳐 내놓는데, 새콤달콤한 게 미각을 자극하는 맛이다. 김 무침과 황석어젓갈도 맛있다. 예전 같았으면 메인 메뉴 나오기도 전에 반찬으로 소주 한 두어병은 비웠을 맛이다.
오늘 점심은 후배가 샀다. 아침에 가라산공원 일터에서 얘기들을 나누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형, 며칠 전 뵈었을 때 영 피곤하게 보이는 게 몸이 어째 좀 약해보여서 그러는데 오늘 점심 좀 실하게 먹으입시다. 그래서 부랴부랴 영등포까지 나가서 먹은 게 바로 이 된장복지리다.
그런데 오늘 참 이상한 게 가라산공원 어르신들도 며칠 못 뵈었다가 뵈니 이러신다. 얼굴이 전에 비해 많이 늙고 피곤해 보인다는 것. 어르신들의 그런 말씀 끝에 후배가 또 그런 투의 말로써 점심을 배설한 것이다. 나는 어르신들을 포함한 그런 시선들을 술 탓으로 여긴다. 말하자면 단주에 따른 일종의 금단현상, 혹은 알콜의 역습으로 보고있다는 말이다. 콩이나 팥이나 전부 술이다, 술 탓이다.
#복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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