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訃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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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ituary

어떤 ’訃告'

by stingo 2024. 6. 6.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싶다. 오늘 아침 SNS에서 어떤 안타까운 부고 류의 글을 접했다.
글을 올린 분은 그 SNS 상에서 나와 ‘친구’ 사이로, 때때로 그의 글과 사진 만을 보았지 면식이 있는 분은 아니었다.
내가 그 부고를 보기에, 그것은 그 분이 자신의 동생이 죽음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문구는 절절했다. 간결한 글이었지만, 사랑하는 동생에 대한 이별의 안타까움과 슬픔이 묻어나는 것이었다.
나는 그 분의 그 글을 부고로 여기고 미리 조의를 표하는 댓글을 달았다.



그런데 그 얼마 후 내 댓글에 어떤 분이 댓글을 달았다. 그 댓글은 내가 뭘 잘못 알고있는 것을 지적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임종에 처한 분은 그 분의 동생이 아니라 본인 자신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설마 그럴리야 하며 다시 그 부고를 읽어 보았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었다.
그 분의 형님 되시는 분이 동생인 그 분의 임종을 알리는 글이었는데,
나는 그걸 그 분이 자신의 동생의 그것을 알리는 것으로 착각해 본 것이다.

그 분은 김진수라는 분으로, 불문학을 전공한 불문학자였다. 그래서 올리는 글과 사진들도
프랑스와 프랑스 문화에 관계되는 것들이었는데, 글을 매우 잘 쓰셨다.
그리고 그 글과 사진을 통해 김진수 이 분의 프랑스와 프랑스 문화에 대한 탁월한 식견을 느낄 수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 분 사진에서도 느껴지지만, 참 맑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 부고와 관련해 내가 잘못 본 것이라는 자각과는 달리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본인이 본인의 부고를 써서 알리고 있는 것이구나 하는 것, 그래서 더 안타깝고 슬펐다.
나와는 생면부지이면서 SNS를 통해 알게된 게 좀 기이한 것인데, 가시는 마즈막까지도 그런 묘한 인연의 끈을
나에게 안기는 것 같았다.

나는 기도를 올렸다. 편안하게 영원한 안식에 드시라고…




#김진수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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