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가라산공원 어르신들은 저마다들의 스마트폰에 담겨진 사진들을
앞다투어 보여줘 가면서 얘기하기에 바빴다. 무슨 사진들인가 했더니,
저마다들의 영정사진이다.
갖고있는 그 사진이 왜 자신의 영정사진이어야 하는지 등,
듣기에 적잖게 과장이 보태진 얘기들이 구구절절했다.
한 어르신은 며칠 전 자신의 팔순잔치에서 누가 찍어준,
친지들로부터 받은 선물을 잔뜩 들고 함박 웃음을 짓고있는 사진이
마음에 꼭 들기에 영정사진으로 삼았다고 했고,
또 해병대 출신 한 어르신은 어제 길거리에서 산 도리우찌 모자를
쓰고 찍은 사진이 지금껏 찍은 그 어떤 사진보다 마음에 든다면서
그걸로 영정사진으로 삼으려 한다고 했다.
영정사진이 없는 분들에게는 그걸 만들어 준다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면서 오늘 자리는 웃음과 얘기가 넘쳐났다.
꾸무적한 흐린 날씨, 찬바람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가라산공원에
걸맞는 풍경이었다. 역설적으로는…
#영정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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