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재미있다.
엘르 뉴마크(Elle Newmark)의 장편소설 <비밀의 요리책(The Book of Unholy Mischief)>.
책 제목에 '요리'가 들어가 있어 그에 이끌리어 산 책인데,
영문 제목으로 보자면 뭔가 부정한 책에 대한 얘기를 쓴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저 그러려니 하고 심심풀이 땅콩처럼 보던 것인데,
거의 막판에 이르러 생각치도 않던 재미를 안긴다.
굉장한 내용이 담겨질 것으로 추정되는 그 비밀스런 책 한 권의 유무 및 소재에 얽혀지고 있는
스토리가 흡사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분위기다.
중세와 겹쳐지는 르네상스 시대의 분위기에,
베네치아 총독관저에서 음식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미스터리한 소설적 전개가 그렇다.
로드리고 보르자, 란두치, 폼포나치 등 르네상스 시대 귀에 익은 이름들이 등장하는 것도 그렇다.
아직 그 책에 대한 소재 및 내용까지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자꾸 그 내용이 궁금해지면서, 줄어드는 페이지가 아까울 정도다.
그리고 한편으로 보면서 자꾸 <장미의 이름>이 연상되는데,
그러고보니 예전에 읽었던 그 소설의 내용이 아스라하다.
이 책 보고 다시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일산 ‘알라딘 헌책방’에 들렀을 때 두 권짜리 그 책 재고가 가득 쌓여있는 걸 봤으니.
무더운 여름, 어두컴컴한 거실 한 구석에서 나는 책을 보고 앉았다.
그러면서도 나는 바라산 둘레길 땡볕 길을 걷고 있다.
그러니 나로서는 독서가 靜中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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