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571 Untitled 어느 날 늦은 귀갓길 전철 안에 앉아 찍은 사진인데, 그게 언제인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한잔 취해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은 찰나 포착의 예술이라고들 하는데, 취한 와중이었지만 아마도 그런 느낌이 퍼뜩 들어 부지불식 간에 들이댄 카메라에 이 정경이 잡혔던 모양이다. 늦은 밤, 피곤한 표정들로 집으로 가는 표정들인데, 역시 부지불식 간에 찍혀진 분들에게는 초상권 침해의 소지가 있을 것이니 송구스럽다. 라이카(Leica) D-Lux를 항상 포켓에 넣어 다니는데, 어쩌다 카메라를 열어보면 이런 사진들이 한 두어장 씩 들어있다. 사진 제목은 '무제(Untitled)'로 했다. 마땅한 제목이 떠오르지 않을 때 많이 쓰는 제목이다. 2020. 5. 20. 4. 15총선, 스탈린의 '警句'가 맞아지는가 '1945'라는 책을 읽었다. 마이클 돕스(Michael Dobbs)라는 영국출신의 미국 저널리스트가 쓴 책으로, 2차대전 종료를 앞두고 미국과 소련, 영국의 지도자들인 루즈벨트, 스탈린, 처칠이 얄타와 포츠담에서 만나 전후 세계질서를 논의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2차대전 후 세계의 항구적 평화 기반을 마련키 위한다는 명분의 정상회담이었지만, 실제로는 패전에 직면한 독일을 포함해 폴란드 등 유럽을 각국의 이익에 맞게 어떻게 나눠 먹을 것인가를 저마다의 갖은 외교기법으로 밀고 당기는 회담 과정과 세 정상들의 진면목 등을 스토리텔링적으로 그리고 있어 재미가 있다. 이 회담들은 세 정치적 거물들이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궁극적으로 냉전(cold war)의 서막을 열었고, 그것은 한반도도 남과 북으로 분단되는 .. 2020. 5. 20. 文 대통령, "4.15총선은 민주주의 축제" 문재인 대통령도 4.15총선의 부정선거 의혹 논란을 모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만일 그 의혹이 사실이라면 집권세력의 핵심인 대통령으로서 그가 그 전모를 모를리가 없다. 사실이 아닌 것이라면, 어쨌든 여론조사 상으로는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있는 처지에서 상당히 억울할 것이다. 그러니 뭔가 한 마디라도 그 입장을 밝히는 게 대통령으로서 상식적이면서 국민들에 대한 도리일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그는 지금껏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왔다. 그러다가 지난 18일 한 마디 했다. 직접적인 언급은 아니고 애둘러 슬쩍 건드리고 간 것인데, 문재인의 이 언급은 세계보건기구(WHO) 총회 초청연설에서 나왔다. "... 전국 단위의 총선거에서는 엄격한 방역 절차에도 불구하고 2,900만 명이 넘는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했습.. 2020. 5. 19. 우리 동네 갈비탕 갈비탕을 좋아한다. 서울과 수도권의 웬만한 갈비탕 잘 하는 곳은 거의 다 섭렵했다. 기중 내 입맛에 가장 맞는 곳은 문래동에 있는 집인데, 옥호가 '값진 수육'인 걸로 기억이 난다. 그런데 정작 갈비탕 잘 하는 곳이 우리 동네에 있는 줄 몰랐다. 며칠 전 저녁 뒤늦은 어버이날 저녁을 가족들과 함께 고양 대곡역 인근의 '지향한우' 머시기라는 집에서 했는데, 거기서 맛있고 푸짐한 갈비탕을 발견한 것이다. 집이 대곡역에서 가까우니 우리 동네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우선 갈비가 푸짐하다 못해 질릴 정도로 많은데, 비주얼에서부터 우선 압도 당한다. 맛은 어떤가. 비주얼에서 질리면 대개 맛은 좀 그럴 것이라는 선입감을 날려버릴 정도로 괜찮다. 갈비는 한우와 호주산을 섞어 내 오는데, 두 가지를 번갈아 먹는 재미도 .. 2020. 5. 19. Emily Dickinson - 'I taste a liquor never brewed'(술) (214) I taste a liquor never brewed - From Tankards scooped in Pearl - Not all the Vats upon the Rhine Yield such an Alcohol! Inebriate of Air - am I - And Debauchee of Dew - Reeling - thro endless summer days - From inns of Molten Blue - When "Landlords" turn the drunken Bee Out of the Foxglove's door - When Butterflies - renounce their "drams" - I shall but drink the more! Till Seraphs swing t.. 2020. 5. 19. 새벽 陵谷 하늘 오늘(5. 19) 새벽 능곡 하늘이다. 내 눈에는 구름이 무슨 거대한 범선 같으다. 하늘의 기묘한 깃발을 앞 뒤로 드리운 거대한 범선이 공중을 느릿하게 보란 듯이 운행 중인 것 같다. 하늘 구름의 이런 모습은 그리 오래 가질 않았다. 이내 아무런 일도 없었던 듯 그냥 흐린 하늘로 전변했다. 그리고는 비를 내렸다. 바람처럼 흩뿌려지는 실비다. 나는 이즈음 능곡 하늘의 '렌즈 구름(Lenticular Clouds)'을 기다리고 있다. UFO 형상의 구름이다. 능곡에 살면서 내가 '렌즈 구름'을 목격한 건 세번인데, 요즘 내가 매일 새벽 걷고있는 아파트 뒤 농로의 하늘이 아니다. 그 반대편, 그러니까 '마리아기도회성당'이 있는 쪽의 하늘이다. 그렇지만 한 2년 째 '렌즈 구름'이 나타나질 않고 있다. 나타나지.. 2020. 5. 19. 이전 1 ··· 258 259 260 261 26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