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aste' 카테고리의 글 목록 (8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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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taste89

韓牛 스지 어제 토요일, 경동시장 장보러 가서 사온 한우 스지. 원래 그런 계획, 그러니까 스지를 사 먹을 생각이 아니었다. 그런데, 푸줏간을 지나다 하도 싱싱한 게 있길래 그냥 막무가내로 담아온 것이다. 1kg 12,000원이니 다른 부위에 비해 저렴하다. 나는 소고기의 여러 부위 가운데 유달리 스지, 그것도 한우 스지를 특히 좋아한다. 어릴 적부터 스지는 우리 집 제사 상의 탕국거리여서 입에 익숙하긴 했지만 썩 즐겨먹지는 않았다. 그러다 나이가 들면서 그게 입에 당겨지는 것이었다. 아마도 어릴 적 제사를 떠올리게 하는 향수의 먹거리여서 그렇지 않은가 싶다. 그래서 가끔씩 스지 만을 별도로 사서 먹는다. 아내도 스지에 대한 나의 기호감을 처음에는 좀 이상하게 보더니만, 언제부터인가 동조하는 입장이다. 아내도 잘 .. 2022. 4. 10.
밥맛, 입맛 밥맛과 입맛, 이 둘이 같은 뜻인가, 아니면 따로 따로 노는 것인가. 그게 헷갈린다. 밥맛이 입맛이요, 입맛이 밥맛 아닌가. 그렇게 여기고 지금껏 살아왔는데, 근자에 이 둘에 차이가 있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말하자면 밥맛은 밥을 포함해 반찬 등의 맛이라는 것이고, 입맛이란, 몸의 기질적인 상태에 따른 음식의 맛이 아닐까하는 것인데, 이는 엉뚱할 수도 있는, 순전히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러니 밥맛이 없다는 것은 밥이나 반찬이 입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고, 입맛이 없다든가 떨어진다는 것은, 몸이 질환이라든가 계절의 변화로 음식의 맛을 잃게되는 경우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나의 경우 언제부터인가 이 두 가지 맛이 변하면서 없어져가는 것을 느낀다. 이 두 가지에 하나 더 보태고 싶은 것은.. 2022. 4. 7.
햄버거는 '자유' 햄버거를 마주하고 앉았다. 폼으로 갖다 놓은 거 아니다. 지금 당장 먹을 것이다. 프랭크 베이컨치즈 버거. 마두동 거리를 지나는데, 먹음직스런 햄버거 광고판을 내걸고 있는 가게 앞을 몇번이고 서성거렸다. 들어갈까, 말까. 결국 햄버거에 대한 유혹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햄버거 같은 정크푸드 먹지 마시오. 병원에서 말했다. 한 1년 역삼동 사무실을 나가면서 점심을 거의 햄버거로 때운 결과는 고혈압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먹질 않았다. 그랬더니 혈압이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 몸이 다시 어느 정도 그러니 햄버거가 다시 나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햄버거는 ‘자유’라는 인식이 박혀있다. 1994년 모스크바에 맥도널드 1호점이 열렸다. 줄을 서서 사 먹으려는데, 한 무리 집시들이 우르르 나왔다. 저마다들 손에 햄버.. 2022. 2. 22.
가봉루 겨울 굴짬뽕 추운 겨울에 먹는 굴짬뽕은 역시 광화문 가봉루(嘉鳳樓)다. 어제 점심 때 들렀더니, 맛이 옛 그대로다. 여기 굴짬봉의 매력은 국물이다. 고소하기 짝이 없다. 거기에 싱싱한 생굴 특유의 갯맛이 더해져 얼큰함도 안긴다. 예전 겨울 광화문 사무실 나갈 적엔 점심으로 거의 먹다시피한 게 여기 굴짬뽕이다. 그에다 이과두주 딱 한 병 마시고 나오면 속이 따끈해 진다. 어제는 이과두주를 시키지 않았다. 일행 중 여성분이 한 분 계셨기 때문이다. 주인 아주머니에게 이과두주 없이 굴짬뽕 먹는 내가 좀 이상하게 보였을 것이다. 아주머니는 경희대 67학번이다. 예전에 내가 67학번이라 했더니 곧이 들었는지 동기처럼 대하곤 했다. 그래서 가봉루 갈 적마다 항상 아는 체를 한다. 어제 아주머니를 보고 점점 젊어지시는 것 같다고.. 2022. 2. 8.
겨울 대구湯 어제는 날씨가 꽤 추웠다. 친구를 불러내 어디 뜨끈한 우족탕 잘 하는 집에서 낮술이 먹고 싶었다. 한 친구는 금새 나의 제안에 넘어 갔다. 상도동 사는 또다른 친구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무슨 우족탕이냐 한다. 그 때 퍼뜩 생각난 게 삼각지 대구뽈데기탕이다. 그 게 어떠냐고 물었더니, 무슨 삼각지냐고 한다. 그럼 어디서?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만나자 한다. 그래서 저녁 무렵 수산시장에서 만났다. ​ 먼저 도착한 상도동 친구는 이미 중짜 크기의 대구 한 마리를 사다 '미자식당'에 맡겨놓고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식당에 가면서 싱싱한 해삼을 몇 마리 샀다. 대구는 지리탕으로 주문해 놓고 있었다. 해삼을 안주삼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데, 엄청 큰 스텐양푼에 초벌로 끓여진 대구 지리탕이 나왔다. 양으로 .. 2021. 12. 23.
마산 선창가 '기산식당'의 학꽁치회와 대구湯 마산 선창가 기산식당의 학꽁치 회와 대구탕. 겨울에 접어들기 전인 이맘 때 쯤, 마산에 내려가면 반드시 들리는 집이 기산식당이다. 학꽁치 회를 먹기 위해서다. 식당 앞에서 마침 주인 아줌마를 만났더니, 반가워하시면서 "아이고 딱 마추맞게 잘 오셨다"한다. 무슨 말인가하는 표정을 지었더니, 싱싱한 학꽁치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입맛을 다시지 않을 수 없다. 같이 간 한식이 형과 석태 형이 동시에 "좋지!" 한다. 꼭 1년 만에 대하는 학꽁치다. 싱싱함에 더해 육질이 부드럽기 짝이 없다. 이 좋은 안주에 해장술이 빠질 수가 없다. 두어 병 비웠을 때, 대구탕이 나왔다. 생대구탕이다. 실하고 싱싱한 대구다. 내 것에는 큰 대가리가 담겼다. 뽈때기도 튼실하다. 고소한 곤이까지 듬뿍 담겼다. 겨울 대구탕은 마산 본.. 2021.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