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aste' 카테고리의 글 목록 (6 Page)
본문 바로가기

food, taste86

'화목' '제일,' 여의도 순대국집 두 곳 이른바 ‘대박집’이라는 게 있다는 걸 실감했다. 어제 여의도 ‘화목’이라는 순대국집을 갔다가 그런 것이다. 오후 5시30분부터 장사를 한다는 걸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고 그보다 20여분 앞서 갔다. 그런데 가게 입구부터 뭔가 이상했다. 사람들이 가게문 앞에 몰려있는 것이다. 알고보니 몰려있는 게 아니라 나름들 줄을 서 있는 것이었다. 안을 들여다봤더니, 넓지않은 공간의 자리들이 다 찼다. 늘어서있는 줄은 가게문 앞 뿐만이 아니었다. 밖에까지 길게 줄이 늘어져 있었다. ​ ​ ​ 어찌할 바를 몰라하다 아무튼 나도 그 줄에 끼어 섰다. 줄 서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이들이다. 나같은 노년층은 물론이고 중년 나이의 사람들도 보이질 않는다. 줄 서있는 젊은이들끼리 서로 하는 말이 이렇다. 5시 반에 오픈한다 하.. 2022. 10. 23.
가오리 찜 아내가 일전에 냉장고에서 자꾸 무슨 쿰쿰한 냄새가 난다고 했다. 아내는 그리고는 친구들과 두타산휴양림으로 휴가가고 없다. 오늘 혼자 집에서 이것저것 끼니를 때우려 냉장고를 연신 여닫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쿰쿰하고 쾌쾌한 냄새가 난다. 그 정체가 무엇인가고 뒤졌더니 바로 이 거였다. 가오리 찜. 아니 이게 왜 냉장고에 들어있었던 것일까. 더듬어보는 생각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내가 사와 냉장고에 넣어둔 것이었는데 깜빡 까먹고 있었던 가오리 찜이었다. 지난 주말 구기동에서 친구들과 한잔하고 집으로 오다, 연신내 연서시장 ‘경선집’에서 사온 것이다. 지난 13일 비오는 날, 후배와 그 집에서 이걸 시켜 먹고는 그 맛에 혹했다. 그날 먹다 남은 그 가오리 찜을 ‘경선집’ 할머니가 정성껏 싸줬고, 그걸.. 2022. 8. 23.
포항 죽도시장의 ‘멍게’ 맛 어제 아침, 포항 죽도시장의 한 허름한 식당, 아침 먹으러 앉았다. 회비빔밥을 시켰다. 간밤의 술로 인한 숙취가 간단치 않은 것 같아 해장술로 소주 한 병을 시켰다. 넉넉한 인상의 아주머니가 안주하라며 멍게 한 보시기를 가져다 준다. 이즈음의 멍게 맛이 영 신통치않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그래서 그러려니 하고 한점을 그저 건성으로 입에 물었는데, 어라, 이건 다르다. 멍게 특유의 향이 파-악하고 입안을 감싼다. 연이어 몇 점을 더 먹었다. 예전에 먹던 그 우렁쉥이 맛, 분명 그것이었다. 내가 그 멍게 맛에 감탄을 하며 먹으니, 함께 한 서상문 박사가 아주머니더러 멍게를 좀 더 달라고 했다. 아주머니가 한 보시기를 더 가져왔다. 그것마저 젓가락 몇번 놀리니 말 그대로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이내 사라졌다. 서.. 2022. 8. 11.
충무로 ‘사랑방칼국수’의 추억 며칠 간 내리는 비 때문에 집에 있으니 평소 나답지 않게 TV 많이 본다. 3년 전 ’허영만의 백반기행’이라는 프로에 충무로 쪽이 나온다. 충무로는 예전에 사무실이 그 인근에 있었기 때문에 정확히 1981년부터 1990년까지 10년을 삐댄 곳이다. ’백반기행 ‘ 충무로 편을 보면서 한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게 재미있다. ‘사랑방칼국수’라는 곳은 내가 근 십년을 다닌 충무로의 맛집이다. 이즈음도 어쩌다 충무로를 나가면 들리는 곳이다. 예나 지금이나 그 집을 갈 때면 그 집 여주인이 좀 궁금했었다. 내 또래 같기도 하면서도 그 남편 되시는 분과 견줘보면 어째 한참 젊게 보이는 것이 그래서 도대체 나이가 얼마나 될까하는 것이었는데, 어제 이 방송을 통해 그걸 안 것이다. 그러니까 방송에서 정확하게 소.. 2022. 8. 9.
밴댕이 회 어제 김포 대명포구에서 친구들과 함께 먹은 밴댕이 회. 밴댕이는 그리 크지않은 생선이라, 이를 회로 뜨면 그 두께가 몹시 얇아 사실 씹을 게 별로 없다. 그러니 입안에서 포만감은 별로 없다. 그래도 밴댕이 회를 많이 찾는 것은 순전히 씹을 수록 우러나는 고소한 맛 때문이다. 밴댕이는 특히 6, 7월에 맛이 좋다. 나로서는 밴댕이는 회보다 젓갈이 훨씬 입에 익다. 강화도 순무와 함께 삭힌 밴댕이 그 맛은 지금도 생각하면 군침이 돈다. 추운 겨울, 마니산 등산을 한 후 대명포구로 와 순무밴댕이 젓갈에 입에 시린 찬 소주 한잔 걸치면 추위가 달아나곤 했다. 김 훈이 쓴 ‘남한산성’에 밴댕이가 나온다. 인조가 병조호란으로 남한산성으로 피신하면서 남은 식량과 먹거리 재고 조사를 하는데, 밴댕이 젓갈 한 단지를 놓.. 2022. 7. 16.
양평의 이색적인 맛집, ‘짬뽕드실 분 &…’ 가게 이름이 좀 길다. 서술형에 가깝다. 이름하여 ’짬뽕드실 분 & 자장면도.’ 어제 아내랑 양평 사는 친구에게 갔다가 들린 집인데, 가게 이름만큼이나 이색적인 중국식당이다. 이른바 중국집이라는 데서 서리태 콩국수를 주 메뉴로 내걸고있는 것도 그렇고. 많이 와봤던 친구내외가 꼽고 주문한 음식은 3가지, 짱뽕과 콩국수, 그리고 탕수육. 탕수육은 이를테면 소주 안주로 시킨 것인데, 지금껏 먹어본 탕수육과는 맛이 전혀 딴판이다. 우선 고기가 크고 굵직하고 부드럽다. 찰흑미와 생고기를 재료로 한 것인데, 튀긴 것 같지가 않고 버무린 느낌이라 그런지 식감이 아주 부드러웠고, 씹을 때 입안이 찰 정도의 포만감을 준다. 게다가 소스 맛도 내 입에는 좋다. 군더더기가 없는 상큼한 맛이라, 고기와 잘 어우러진다. 이 집.. 2022. 7.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