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an(馬山)39 아파트 馬山할머니 지금 있는 아파트에 21년 째 산다. 세상 인심이 어쩌다 그리 됐는지는 모르겠으나, 같은 아파트에 살고있는 이웃들을 서로들이 잘 모른다. 내 관점에서 보자면, 나의 잘못이 기중 크겠지만 익스큐스를 보태자면 아무래도 상대성을 무시하지 않을 수 없다. 앞집, 옆집 이웃들이 본체 만체 하는데야 어쩌겠는가. 그런 걸 무릅쓰고 먼저 인사를 건네기는 좀 그렇다. 더구나 그런 이웃들이 젊은 세대라면 더욱 그렇지 않겠는가. 엘리베이터에서 자주 마주치는 할머니 한 분이 계신다. 참 정갈하고 야무지게 보이는 할머니다. 십년 넘게 같은 동의 아파트에 살지만, 엘리베이터에서 그저 눈 인사 정도 만 드린다. 아침 산책을 마치고 귀가하는 엘리베이터에서 그 할머니를 만났다. 어디 시장엘 갔다 오시는 모양이다. 두어마디 주고 받.. 2021. 2. 3. <마산문화연감(馬山文化年鑑)(1956)> (국회도서관이 코로나로 1년 째 휴관 중이다. 그 도서관에 있던 1956년도 판 이 어느 날 문득 사라진 게 2019년이다. 지난 해 도서관이 휴관되기 전까지도 나는 계속 그 책을 찾았었고, 도서관 직원들도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사라져버린 그 연감은 나타나지 않았다. 도서관 측은 찾아지는대로 연락을 해주겠다고 했지만, 종무소식이다. 찾았는데, 코로나로 인한 휴관 때문에 연락을 주지 않는 건지, 아니면 아예 찾지를 못했는지 그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나로서는 아무튼 도서관이 개관되면 우선적으로 할 일이 그 연감을 찾아보는 일이다. 코로나가 빨리 사라지기를 바랄 뿐이다. 아래 글은 그 연감에 관해 2019년 2월에 쓴 글이다.) ......................................... 2021. 2. 2. 馬山의 풍물과 사람 얘기를 담은 <창동 야화2> 마산의 劇團 ‘마산’ 이상용(李相龍) 대표가 책을 냈다. 마산 내음이 물씬 풍기는 다. 2015년 1권을 낸지 5년 만에 완결편인 2권을 낸 것이다. 오늘 책을 받았다. 방금 펴든 책에서 이 대표의 마산 사랑의 집념이 묻어난다. 청동(倉洞)은 예나 지금이나 마산의 중심지다. 인근의 선창을 중심으로 한 마산 상권의 중심지였고, 문화와 예술의 요람지였다. 물론 지금은 마산이 많이 쇠락했지만 그런 흐름 속에서도 창동은 여전히 마산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마산이라는 도시의 지명은 비록 사라졌지만, 창동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마산의 발전과 쇠락을 지켜 본 마산 역사의 증거지인 것이다. 그러니 마산 사람들의 가슴에 마산을 유독 각인시키는 곳이 바로 창동이다. 이곳에서 자란 이 대표는 특히 창동에 많은 .. 2020. 12. 8. '在京馬山學友會' 재경마산학우회가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다. 이 모임은 서울서 대학을 다니는 마산출신 학생들로 구성된 단체로, 그 연원은 꽤 오래됐으니 역사성은 있다. 1957년 '마산문화협의회'에서 펴낸 '마산문화연감'에 따르면 재경마산학우회는 1952년 결성됐다. 초대회장은 마산고 8회 졸업생인 박후식이, 2대 회장으로는 현 동서식품의 이홍희 회장이, 그리고 3대 회장은 마산상고 출신의 박수복이 맡았는데, 이홍희는 재경마산학우회 결성 당시 회칙과 조항을 만들었다. "悠悠한 天壤과 遙遙한 古今의 眞理를 探究하여 諸先輩가 築造한 偉大한 勳業을 繼承發展시키고져..."고 시작되는 회칙 전문은 아직도 회자되는 명문으로 전해진다. 초창기 학우회의 활동과 관련해서 '마산문화연감'은 1955년 8월에 '문학강좌'를, 그리고 9월에는 .. 2020. 10. 11. '追九會'의 60여년 友情이야기 ‘연조(戀釣)‘라는, 옥편에도 없는 한자어가 있다고 한다. ’사랑을 낚는다‘는 뜻쯤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니, 말하자면 ’사랑이 이뤄진다‘라고도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다시 한번 말하지만 옥편에는 안 나오는 조어식의 단어다. ‘연조’라는 이 단어에 얽힌, 어떤 마산사람의 아름다운 우정이야기가 아직도 회자되고 있어 옮겨보고자 한다. 1950년대 초반 마산에서 같은 고등학교를 다닌 어떤 친구사이의 얘기다. 두 사람은 모범생이었고 공부를 잘 했다. 둘 다 서울대학교에 입학한다. 한 친구는 문리대 정치학과, 그리고 또 한 친구는 공대 화공과다. 비록 대학에서 이과와 문과로 나뉘었지만, 둘의 우정은 계속됐고 깊었다. 문리대와 법대. 상대. 의대 등에 다니는 타 지역 출신의 학생들이 둘 사이에 모여.. 2020. 8. 3. 馬山 앞 바다 마산에 2박3일 있는 동안, 바다를 볼 기회가 마땅찮았다. 마지막 날인 26일 새벽 일찍 잠을 깼다. 잠자리에서 뭘 할까고 궁리를 하다 바다 생각이 퍼뜩 났다. 마산이 바다를 낀 항구도시이고, 나 또한 그 바다를 보고 자랐는데, 이제는 마산하면 자연스레 바다가 연상되어지는 곳이 아닌 곳이라서 그랬을까. 마산 바다를 떠 올리면서 좀 겸연쩍은 생각이 들었다. 근자에 어떤 보도에 따르면, 마산 바다가 깨끗해져서 관광 유치가 어떻고 저떻고 한다고 했다. 그 생각이 나를 바다가 보이는 선창으로 향하게 했다. 마산 바다는 양면성이 있다. 멀리 바라다 보는 것과, 가까이서 보는 것 이 둘의 차이가 극명하다는 것이다. 저 바다건너 구실까지 선명하게 보이는 맑은 하늘아래 푸른 바다는 생선 비늘처럼 미끈거리고 있었다. 그.. 2020. 6. 28. 이전 1 ···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