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ce.96 격세지감의 어떤 카툰(cartoon) 이 양반더러도 ‘화백’이라고들 하니 나도 그리 부르기로 하자. 지난 2020년 말, 박재동 화백의 이틀에 걸친 일련의 희화적인 카툰(戱評)이 논란거리가 된 적이 있다. 얼토당토 않은 추미애와 싸우고 있는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을 풍자하고 있는 카툰이었는데, 카툰 치고는 당시 보기에 상당히 섬뜩했다. 첫 날은 추미애에 의해 목이 잘린 윤석열의 애처로운 모습의 것이다. 이게 논란이 되니까 그 다음 날은 목이 붙어있는 윤석열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보기엔 오히려 두번 째 것이 더 섬뜩하다. 이를테면 잘라진 목을 덕지덕지 땜빵식으로 기워 붙여진 목이라서 그렇다. 아무리 보기 싫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카툰이라지만, 멀쩡히 살아있는 남의 생목을 잘랐다가 붙이고 이러는 건 카툰의 범위와 의미를 상실한 것이다. 하루 사.. 2022. 5. 16. '反지성주의'와 '에그헤드(Egghead)' 윤석열 대통령의 10일 취임사의 한 대목을 듣고 좀 뜨끔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존의 관념과 행태에 물든 정치인들일 것이고 권력에 부화뇌동하는, 이른바 지성인, 지식인이라 자처하는 자들이 아닐까 싶다. "국가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게 '反지성주의'라는 것, 그리고 그 상대적이고 유사한 개념, 이를테면 과학과 진실을 전제로 한 지성주의와 합리주의의 의미까지를 강조한 것이다. 사실 지성과 지성인, 지성주의는 그 개념이 그리 구체적이고 간단하지가 않다. 그걸 보고듣기에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쾌도난마적으로 언급한 것인데, 그로써 정치적인 측면을 포함해 우리나라의 지성과 지성인, 지성.. 2022. 5. 11. 4월 30일 북한산 산행 그저께인가, 전국적으로 비가 좀 온다고 했다. 하지만 내가 살고있는 능곡엔 비가 오질 않아 좀 긴가민가 했다. 전해듣기로 서울엔 비가 많이 왔다고 하는데, 그걸 오늘 북한산에서 느낄 수 있었다. 산이 웬지 깨끗했고, 신록이 파아란 빛을 더하고 있었다. 비가 온 탓일 것이다. 하늘엔 구름이 끼었지만, 대기는 청명했다. 장미공원에서 탕춘대 암문으로 가는 능선 상에서 바라다 보이는 보현봉과 동장대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온 듯 했다. 우리 일행은 8명. 모두들 오랜만에 보는 면면들인 것처럼 재잘거림들이 많았다. 제각기 한 두어 주 건너 띤 텀이었는데도 반갑게 느껴지는 건 아무래도 지루한 코로나의 기승이 좀 갈아앉아 주고 있고, 그래서 그나마 이런 산행을 할 수 있는 모처럼의 즐거운 때문일 것이다. 통상 포.. 2022. 4. 30. 우리 동네 ‘토끼굴’ 내가 살고있는 우리 동네 ‘토끼굴’이라는 곳. 토끼가 지나다니는 굴이라 동물 보호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20년을 넘게 능곡에 살면서 여기 앞을 수도 없이 지나 다녔지만, 토끼새끼 한 마리 본 적이 없다. 내 아파트 집에서 이 굴다리를 경유하면 3호선과 경의선이 있는 대곡역이 훨씬 가깝다. 헌데 지나다닐 수가 없다. 굴다리 위까지 계단을 오르고 지하도를 건너야 역까지 갈 수 있다. 시간상으로 두 배는 더 걸린다. 못 지나다니는 이유는 굴다리 자체가 완전 슬럼화됐기 때문이다. 몇 십년을 그냥 방치해놓다시피 했으니 굴다리 안은 온갖 쓰레기와 오물로 가득해 접근할 수가 없다. 더럽고 추한데다 귀신이 나올 정도로 음산하기까지 하니, 동네 사람들이 여기 앞을 지나다니기 조차를 꺼리는 지경이 됐다.. 2022. 4. 5. 대통령 선거는 아직도 진행형 대통령 선거가 끝난지 꽤 됐지만, 우리들에겐 아직도 진행형이다. 어제 여의도 모 주점에서의 술자리는 친구들과의 선거를 중점으로 한 논쟁이 안주거리였다. 한 가지 일치한 것은 만약 이재명이 됐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을까하는 공포감이었다. 지옥의 맛을 그 문턱에서 경험했다는 말도 나왔다. 논란은 윤석열 당선자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것. 잘 할 것으로 강한 기대감을 얘기하는 친구와 그저 그럴 것이라는 관측을 주장하는 친구 사이에 목소리들이 높아졌다. 내가 취한 자세는 기대 쪽이다. 다만 문재인과 그 류들을 윤석열 당선자가 과연 어떻게 할 것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정권교체의 실감이라는 측면에서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수준으로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한 친구는 그게 이른바 정치보복이 아니.. 2022. 3. 29. '사전투표'를 했습니다 오늘 이른 아침 사전투표를 했습니다. 본 투표날까지 기다리기에 마음이 바빴습니다. 뭔가 내가 투표를 일즉 하지 않으면 일에 사단이 생길 것 같은 마음이랄까. 아내더러 함께 가자고 했더니, 나더러 먼저 하라고 했습니다. 아내는 가게 나갈 일도 있고해서 본 투표날 하겠다고 했습니다. 우리 동네 사전투표장은 동사무소, 그러니까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돼 있었습니다. 집에서 10여분 걸어가는 곳에 있습니다. 어제 광화문 나갔다가, 길게 이어선 사전투표자들의 줄을 봤기에 오늘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고 좀 서둘렀습니다. 하지만 우리 동네 사전투표장은 의외로 한산했습니다. 나는 가자마자 기다리질 않고 막바로 투표에 임했고, 조금 있으려니 제 뒤로 몇몇 분들이 줄을 섰습니다. 투표장이 한산하다는 것과 함께, 어제 경기도가 사.. 2022. 3. 5.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