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5월 마지막 북한산 산행.
불광동에서 탕춘대성 암문까지의 둘렛길에서 첫 쉼터인 정자에 7-8명의 한 일행이 북한산 연봉을 보며 떠들어대고 있다. 그 중 한 명이 연봉을 가리키며 호기있게 설명을 한다. 저게 족두리봉, 향로봉, 그리고 자운봉... 아니 자운봉이라니? 자운봉은 도봉산에 있는데. 내가 힐끗 그 양반을 보니 그래도 자운봉 얘기를 이어 나간다. 에또 내가 저 자운봉에서 한번 미끄러지고... 운운. 그러면서 또 이어 나간다. 자운봉 옆 쪼금 삐져 나온 봉우리가 사모바위, 그리고 문수봉, 그리고 그 아래 그 아래... 그 봉우리 이름은 모르는 모양이다. 내가 승가봉 했더니, 나를 빤히 쳐다본다. 그러더니 에또 승가봉 그라고 저 옆이 보현봉... 그러더니 또 자운봉 얘기를 꺼낸다. 내가 한마디 거들었다. 저건 자운봉이 아니고 비봉입니더. 일행들이 돌아서서 나를 본다. 그리고는 또 설명하는 사람을 본다. 누구 말이 맞느냐는 표정들이다.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도 그 사람은 계속 자운봉, 자운봉 한다.
승가사 쪽으로 내려오면서 친구들과 말씨름이 붙었다. 정치얘기는 되도록이면 말자는 불문율을 깨뜨린 것이다. 4.15총선 부정 의혹에 대한 것이었는데, 그 부분에서 내가 좀 과했던 모양이다. 나는 부정선거를 주장했고, 두 친구는 설마 그럴리가 하는 주장들이었다. 증거를 대보라고 하기에 나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유뷰브에서 보고 들은 걸 좀 장황하게 얘기했다. 그 친구들은 그것들은 증거가 되질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 친구는 문재인 정권을 아주 싫어한다. 극우로 통하는 친구다. 감정적인 측면에서 그 친구가 그러는 게 좀 납득이 안 돼 더 강하게 내 주장을 밀어 부쳤다. 그래도 두 친구는 막무가내다. 결국은 이과와 문과의 생각이 다르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서로 비꼬는 상태로까지 갔다. 두 친구는 이과 출신들이다. 말싸움 덕에 구기동까지 후딱 내려왔다. 목욕을 하느냐 마느냐로 싱갱이를 벌이다 그냥 '삼각산'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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