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일산 라페스타 거리를 헤매다시피 해 구한 스마트폰 벨트용 케이스다. 거리에 즐비한 가게, 그리고 그 많고 많은 폰케이스들 가운데, 허리에 차는 벨트용은 없었다. 가게에서 물어보니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듣는다. 그런 거, 요즘 없습니다. 왜요? 요즘 누가 벨트에 차고 다닙니까 한다.
하기야 벨트용 케이스에 대한 기억은 2012년이다. 그 때 사무실이 있던 가산디지털단지에서 그걸 샀을 때도 눈총아닌 눈총을 좀 받았다. 나를 완전 구닥다리 쯤으로 여기는 눈치였다.
스마트폰을 새 것으로 바꾸니 마누라가 득달이다. 한 두푼 짜리도 아닌데, 잃어먹을 것이 분명하다며 강구책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하기야 나도 하도 많이 잃어먹어 봤길래, 내 스스로도 우려되던 참이었다.
아침부터 마누라가 인터넷을 뒤져가며 찾아봐도 별 신통한 게 없어 결국 내가 라페스타 젊음의 거리로 나가 발품을 팔아 가까스로 구한 것이다.
마지막에 들린 가게에서도 처음에는 그런 거 없다고 했다. 그러면 허리에 찰 수있게 하는 대용품이라도 없냐고 했더니, 어딘가를 뒤져 내 놓는 게 바로 내가 찾던 그 벨트용 케이스였던 것이다. 가게 총각 왈, 그런 거 찾는 사람, 저 이 가게오고 처음입니다 한다. 새로 구한 내 스마트폰은 사이즈가 제일 긴 것이다. 그러니 그에 맞는 건 더더욱 없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내 나이 쯤의 다른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어떻게 간수하고 다닐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하기야 잘 잃어먹는 내 경우가 좀 특수한 것이긴 하지만.
아무튼 하나 알게된 사실은 스마트폰 벨트용 케이스는 나이든 사람들의 아이템이라는 점이다. 그런데도 수요가 그리 많지 않으니 잘 만들지를 않는 것이다. 그래도 내 경우처럼 필요할 사람들이 있을 터인데, 그 사람들은 그걸 어디서 구해야할까. no country for the old에다 no item for the old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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