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91 ‘행복한 책읽기’ ‘행복한 책읽기’ 이런 글과 말을 보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별로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어느 언론사의 책 관련 프로그램 소개에서 본 것 같은데, 하여튼 이런 표현을 접할 무렵, 공감하는 바가 많았었지요. 말 그대로, 책을 보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새로운 지식을 접하고 알게되는 것, 또 그게 나중에 지혜가 되는 것도 좋지만, 책을 보는 그 자체가 그 순간 뭔가 자신을 느낀다는 것, 그리고 되돌아 보면서 자신을 또한 돌보는 시간이라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저는 합니다. 먹고 사는 일에 매달리다 보면 언제 한번 자신을 되돌아 볼 시간도 마땅찮습니다. 세상사는 일,이해 관계 속에 얽혀 매사가 계산적입니다. 그 속에서 자신을 잊고 살지요. 책 읽는 것도 세상사의 한 부분이지만, 그러나 적어도 책을 .. 2024. 8. 15. 노인과 블루투스 키보드 시원하던 가라산공원도 이즈음의 폭염 더위 앞에선 속수무책이다. 아침부터 땀이 줄줄 흐른다. 그 무더위 속에 나는 한 노인분을 붙들고 앉아 한참 뭔가를 ‘가르치고’ 있다. 팔순의 양 장로님은 글을 잘 쓰신다. 원래 좋은 글솜씨에 뒤늦게 남들에게 보여줌으로써 그 가치를 발하고 있는, 그런 글쓰는 재미에 빠져서 동기 친구분들에게 정기적으로 쓰신 글을 보내주고 있다. 그런데 장로님은 집 컴퓨터 앞에서만 글을 쓸 수가 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쓴 글을 블로그에 담아, 그것을 카톡으로 보내주고 있는 게 장로님의 글쓰기 프로세싱이다. 나는 평소에 그게 보기에 좀 답답했다. 그래서 나는 장로님이 집 컴퓨터가 아닌, 언제 어디서도 글을 쓸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블루투스 키보드를 떠올렸다. 이 키.. 2024. 8. 14. 오 늘 0… 지금 하고있는 일은 글쓰기이다. 누구를 인터뷰하여 글을 쓰고있다. 글쓰는 일은 그런대로 몸과 마음에 익숙한 것이어서 그리 어렵지 않은데, 어려운 게 있다. 인터뷰한 것을 풀어쓰는 일이다. 인터뷰 내용을 들어 그것을 풀어 적는 것인데, 적는 그 일이 나로서는 짜증스럽고 힘이 든다. 그 이유는 글이 내용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그로인해 글을 나름으로 아무렇게나 빨리 쓰기는 하는데, 끝내고 보면 내가 쓴 그 글을 내가 알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궁리를 하다 그냥 들으며 타이핑을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타이핑은 속도나 정확도면에서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인데, 한번 비교 - 이를테면 어떤 문장을 글쓰는 것과 타이핑으로 -도 해봤더니, 타이핑이 빨랐다. 오늘 인터뷰한 걸 이어폰으로 들으.. 2024. 6. 24. ‘받들 奉’짜 이름과 꿈 얘기, 그리고… 0… 나의 두 아들 이름에 '받들 奉'짜가 들어간다. 집안의 항렬이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니고, 큰 아이 이름을 사십 몇년 전 고등학교 국어 교사였던 내 동생이 짓겠노라 나서며 '奉'짜를 '의미심장'하게 넣으면서 그렇게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나는 이름에 '받들 奉'짜가 들어간 사람들을 만나면 하여간 반갑다. 며칠 전 동창회 사무실에서 만난 한 후배가 또한 이름 가운데에 '봉'이 들어가 있었다. '이순신전략연구소'를 꾸려가고 있는 이봉수 소장이 그 후배인데, 그날 만나 내 아들 이름에 '받들 奉'짜가 들어간 그 얘기는 미처 하질 못했다. 어제 밤 꿈에 '받들 奉'짜가 들어간 한 분이 나타나셨다. 1974, 5년 경 1사단서 군대생활을 할 적에 사단장이셨던 김봉수 장군이 바로 그 분이다. 나는 그 .. 2024. 2. 26. 어제 눈 온 날 어제 언제부터 눈이 내렸는지 모르겠다. 구기동 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앉았는데, 창문을 마주한 한 친구가 창밖을 보며 "어, 눈이 온다"고 해 눈이 오고있는 줄 알았다. 서촌의 통인동 체부시장으로 간 모두들 간 건 눈 때문이라는 측면도 있다. 얼큰해서들 밖으로 나와서는 누가 말을 꺼내지도 않았는데, 우리들은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주점에서 한 계기는 있었다. 서촌의 '백석 당나귀'로 가 와인을 마시자는 말이 나왔던 것이고, 그래서 모두들 동의는 하질 않았는데, 밖으로 주섬주섬 나와서는 발길이 그리로 향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펄펄 내리는 눈이 우리들 더러 체부시장으로 걸음을 하게 한 측면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눈을 맞으며 체부동 시장을 거슬러 '백석 당나귀'로 갔더니 .. 2024. 1. 7. 추운 날, 인천 '원인재(原仁齋)'에서 소주 한 잔 추운 날, 객지같은 곳에서의 소주 한 잔. 인천의 원인재라는 곳은 나에겐 아주 생소한 곳이다. 인천도 그렇지만, 지명도 아리송한 원인재는 더 낯선 곳이다. 여기에 온 건 이 동네에 친구가 살고있기 때문인데, 그것도 두 명이나 된다. 이 두 친구가 나를 포함해 친구 몇을 부른 것이다. 원래는 인천의 좀 그럴 듯한 데서 마시기로 했으나, 날도 추운데 멀리 갈 것 없다며 친구가 앞장서 끌고 간 곳은 동네 실비포장집이다. 친구 말로는 원인재 전철역 앞 자기 사는 곳이 오래 된 동네이기 때문에 동네 술집에 가면 모두들 아는 사이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가 자리 잡은 후 들어온 손님들은 모두가 친구와 반가워하는 사이다. 그 손님들이 하나같이 여자 분이라는 게 좀 특이하게 보였는데, 친구는 그리 이상한 눈으로.. 2023. 12. 23. 이전 1 2 3 4 5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