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92 추운 날, 인천 '원인재(原仁齋)'에서 소주 한 잔 추운 날, 객지같은 곳에서의 소주 한 잔. 인천의 원인재라는 곳은 나에겐 아주 생소한 곳이다. 인천도 그렇지만, 지명도 아리송한 원인재는 더 낯선 곳이다. 여기에 온 건 이 동네에 친구가 살고있기 때문인데, 그것도 두 명이나 된다. 이 두 친구가 나를 포함해 친구 몇을 부른 것이다. 원래는 인천의 좀 그럴 듯한 데서 마시기로 했으나, 날도 추운데 멀리 갈 것 없다며 친구가 앞장서 끌고 간 곳은 동네 실비포장집이다. 친구 말로는 원인재 전철역 앞 자기 사는 곳이 오래 된 동네이기 때문에 동네 술집에 가면 모두들 아는 사이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가 자리 잡은 후 들어온 손님들은 모두가 친구와 반가워하는 사이다. 그 손님들이 하나같이 여자 분이라는 게 좀 특이하게 보였는데, 친구는 그리 이상한 눈으로.. 2023. 12. 23. 하루에 10,000보를 꼭 걸어야 할까요? 명확한 목표가 없으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실행하고 측정하기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바로 운동입니다. 걷기는 건강을 위한 완벽한 관문이며 수많은 건강상의 이점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에 만보를 걷으라는 권고를 들어본 적이 있을 텐데, 이 숫자가 왜 그렇게 중요한지, 그리고 이 목표가 언뜻 보기에 그렇게 유익한 것일까요? 그 답은 놀랍습니다. 왜 10,000걸음인가?(Why 10,000 Steps?) 10,000보 목표는 1960년대 일본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원래 10,000보 목표는 1964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건강홍보의 일환으로 출시된 ‘만보계’ 마케팅 캠페인의 일환이었습니다. 만보계는 '만보계' 또는 '10,000보 측정기'라고 불렸습니다. 하지만 이.. 2023. 12. 6. 아내의 김장 어제는 아내 김장하는 걸 도왔다. 도와봤자 뭐 별 게 없다. 그저 무거운 것 좀 들어주는 정도였을 뿐이다. 주문해놓은 절인 배추 가지러 백화점에 같이 가 배추박스를 들어주었고, 장항동 ‘로컬푸드’에서 이런 저런 채소꺼리와 젓갈, 양념 등을 사는데 카트를 들고 뒤따라 다녔을 정도다. 집으로 와 아내는 거의 하루 종일을 김장에 열중했다. 스스로 생각키로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내가 왜 이리 하릴없이 멀뚱한가 하는 민망한 생각이 들 정도로 아내는 종일을 서서 김장에 전념했다. 저녁답에 김장이 마무리되면서 나는 겉절이 김치를 맛볼 수 있었다. 굴이 풍성하게 들어간 겉절이는 내 입에 딱 맞아서 생각치도 않았던 밥 한그릇을 순식간에 비웠다. 가을이 풍요의 계절이라고 하는 건 김장에 연유되는 바가 있을 것이다. 김장을.. 2023. 11. 16. 125일 치 약, ’반어법‘ 할머니… 그 할머니는 바나나를 잔뜩 사갖고 왔다. 우리들더러 먹으라는 것이다. 우리들은 좀 주춤주춤했다. 바나나를 먹기 전에 물어볼 말을 망서리고 있는 것이다. 내가 말을 했다. 할아버지는 좀 어떠세요. 할머니의 남편되시는 할아버니는 지금 중환자실에서 오늘 내일 하시는 것으로 다들 알고있다. 내 물음에 할머니의 표정이 보기에 확 바뀐다. 밝은 모습이다. 아, 네, 잘 있어요. 그냥 그러긴 그런데 웬 노인이 앙탈이 많아졌어요. 할아버지 위독하시다는 소식을 들은 게 벌써 일주일 전이다. 그런 할아버지를 말하자면 연명치료를 하고있는 것인데, 할머니의 표정에 어둠은 전혀 보이질 않는다. 할아버지 힘이 왜 그리 센지 자꾸 일어나시려고 해서 묶어두고 왔어요. 할머니의 그 말에 모두들 좀 어안이 벙벙했다. 치매를 앓은지 오래.. 2023. 10. 18. 아내와 건망증 경쟁(?) 마누라하고 건망증을 서로 경쟁 중인 것 같다. 누가 잘 까먹느냐를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약하고 살 나이들이니 약 때문에 그런다. 아내와 공통적으로 먹는 건 비타민C로, 그 건 공통적인 것이니 논외로 치고 서로 달리 먹는 약들을 가지고 아침마다 소동이다. 아내는 먹었느냐, 안 먹었냐로, 그리고 나는 약의 향방을 갖고 난리다. 아내는 그러니 같은 약을 두 번 먹을 때가 더러 있다. 먹었는가, 안 먹었는가로 약상자를 한참을 들여다 보는 걸 내가 뭐라 뭐라하면 아내는 거의 자포자기 수준이 된다. 약을 먹는 것이다. 그러고는 출근 길 차 안에서 먹은 게 떠오르는 모양이다. 나에게 자복을 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 아침에도 난리를 피웠다. 분명 냉장고 안에 넣어 둔 약이 없어진 것이다. 다른 약과 달리 포장돼 있지.. 2023. 10. 3. 광화문 ‘교보문고’의 휴게실 오늘 모처럼 광화문에 나갔다 비를 만나 피해 들어간 교보문고. 얼마 전 이 곳을 들렀을 때 느꼈던 건 어디 앉아 쉴 만한 곳이 없구나 하는 점이다. 예전에는 책 매대 사이사이에 앉을 공간이 있어 거기서 책도 보고 쉬곤하던 곳이 있었는데, 그게 없어졌구나 하는 아쉬움을 가졌었다. 오늘도 어디 쉴 만한 곳이 없으니, 예전에 있던 ‘멜로디’ 카페테리아를 생각하고 대략의 짐작으로 찾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의 공간이 나타났다. ‘스타벅스’인데, 그 안 쪽으로 넓고 깨끗한 휴게소가 있는 것이다. 생각하기로 스타벅스 손님들을 위한 공간이려니 했는데, 손님 아닌 그냥 일반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휴게소에는 테이블을 비롯해 그냥 아무렇게나 자유롭게 앉을 수 있는 별도의 자리들이 조성돼 있는데, 그 자리들에.. 2023. 5. 27. 이전 1 2 3 4 5 6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