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606 여름의 한 '추억' 고향 마산에서의 지난 날 어떤 여름의 한 추억 이야기다. 가포해수욕장을 지나 갯바위를 거슬러가면 어디가 나올까. 아주 어릴 적 그런 생각을 해 본적이 있다. 아마도 커크 더글라스와 실비아 망가노가 나오는 '율리시즈'인가 하는 영화에서, 가포 그쪽 바다와 비슷한 그리스 에게海 해협을 본 후일 것이다. 국민학교 2학년 때 혼자서 그 쪽으로 갔다가 여러가지로 죽을 뻔 했다. 상상과 욕구의 힘은 크다. 이끌리듯 혼자서 가포바닷길을 걸어가는데, 머리 속은 기어코 영화에 나오는, 해협을 가로질러 서 있던 그리스의 海神을 꼭 보고야 말겠다는 집념으로 가득찼다. 날카로운 갯바위를 건너고 또 건너 걸어가는데 길이 끝이 없다. 저 모서리만 돌면 뭐가 나타나겠지 하지만 계속 돌아가는 갯바윗길이다. 수영복과 팬티 겸용.. 2020. 7. 28. 지하철 외판원 좀 졸고 앉았는데 강한 인기척 때문에 번쩍 졸음이 가셨다. 그 인기척은 다름이 아니라 내 앞을 스치고 지나가는 비옷 때문이었다. 비옷을 팔고있는 외판원 아저씨는 한마디로 좀 요란스러웠다. 목소리도 크고 행동거지도 크다. 여간 노련한 솜씨가 아니다. 그런데 몇 차례 전철 안을 휘젖고 다니는데도 비옷이 팔리지가 않는다. 다시 수례 있는 곳으로 오더니 비옷을 휘 감고는 일장 연설을 한다. 제품이 어떻고 저떻고 하는 게 귀에 들어올리가 없다. 뭔가 끌어당기는 멘트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그 것을 그 양반은 집고 있었다. "지금 밖에는 비가 억수로 오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밖으로 나가면 우산을 사야 합니다. 우산 하나에 비싼 것은 몇 만원 합니다. 이 비옷은 5천원입니다. 아주 싸지요. 그러니..." 사람들.. 2020. 7. 27. Kitchen Nightmare: 1940 에드윈 로쓰캄(Edwin Rosskam)의 중형 흑백사진(1940). 매세추세츠 프로빈스타운의 한 가정집 부엌 모습이다. 얘기 침대(요람)속에 담긴 인형이 애처롭다. 아마 얘기는 죽고 없는 것 같다. 제목을 왜 'Kitchen Nightmare'라고 했는지 이해가 된다. (photo from www.shorpy.com) 2020. 7. 27. DJ 영욕이 교차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 혹은 DJ. 그러나 캐리커칭 속, 그의 표정은 편안해 보인다. 살아 온 그의 세상 속, 그 얼굴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2011. 3. 교보문고 노벨상 수상자 캐리커처 전시작 들 중에서; Leica M3 w/Summicron DR 50mm f. 2) 2020. 7. 27. 서울, 서울, 서울 어제 토요일은 많은 비가 온 후라 그런지 대기가 청명했다. 서울의 심장 격인 북한산에서 그걸 실감할 수 있었다. 탕춘대성 암문 위 바위에 앉아 땀을 식히는데, 은평구 쪽 풍경이 확 눈에 들어왔다. 에머랄드 빛 하늘과 하얀 구름, 그리고 그 아래 살포시 내려앉은 듯한 서울을 담은 풍경은 한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그 풍경에 젖어 한참을 앉아 쉬었다. 친구들과 합류해 은평구 쪽 둘렛길을 걸었다. '북한산자락길' 어느 지점에서 내려가는데,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풍경이 또 눈 앞에 펼쳐진다. 안산과 인왕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다. 맑고 청명한 대기 속에 기묘한 형상의 구름이 펼쳐진 하늘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누가 뭐랄 것도 없이 모두들 그 풍경에 취해 한참을 서서 보았다. 서울을 삶 터로 삼아.. 2020. 7. 26. "Hello! from the heaven" - '死者와의 통신' "Hello! from the Heaven" 산 자와 죽은 자가 다양한 측면의 접촉을 통해 교감을 서로 갖는다, 아니 가질 수 있다? '사자(死者)와의 통신,' 이 책은 그렇다는 걸 전제로 각종의 사례를 보여주고 그에 대한 분석을 제시하고 있는 게 우선 흥미를 끈다. 빌 구겐하임이라는, 이 방면의 미국인 전문가가 썼고, 역시 이 방면에서 국내적으로 많이 알려져있는 이화여대의 최준식 교수가 나름으로 풀어서 해설을 보태 쓴 책이다. 죽어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고인이 그의 가족이나 지인에게 나타나 말을 주고받고 교감을 나눈다는 것 - 이에 대한 '死後 통신(After-Death Communication)'이라는 명칭도 있다 - 은 종교적인 관점에서나 가능한 일일 것인데, 이 책이 보여주고 있는 각종 사례들은 .. 2020. 7. 25. 이전 1 ··· 234 235 236 237 238 239 240 ··· 26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