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ction' 카테고리의 글 목록 (30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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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na IIIC set just arrived 1950년대 중반에 나온 35mm 카메라 가운데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게 이스트만 코닥(Eastman Kodak)에서 출시한 레티나(Retina) 시리즈다. 접이식, 그러니까 폴딩(folding) 식의 렌지파인더 카메라인 레티나 시리즈는, 접으면 포켓에 들어가는 앙증맞은 크기에 모양도 예뻤다. 또 셀레늄 노출계에 호환식 렌즈 마운트 등 갖출 것은 다 갖춘, 말하자면 그 시대에서는 첨단이면서도 실용성을 갖춘 카메라로 인기가 많았다. 레티나 시리즈 가운데 후반에 출시된 게 Type 028로 불려지는 레티나 IIIC(Retina IIIC)다. 코닥에서는 레티나 시리즈에 타입 넘버를 붙였는데, 028 앞에 나온 게 021이다. 이 두 기종의 차이는 파인더 크기다. 028은 파인더가 크고, 앞서 나온 0.. 2020. 8. 10.
H 선배의 '매미' 무더운 여름을 소리, 그러니까 청각적으로 느끼게 해 주는 것들 중에 매미 만한 게 있을까. 한 여름 숲속은 적막하다. 그 적막과 정적함에 매미만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맴, 맴. 맴, 코러스로 운다. 매미가 울면 그 울음에 빠져든다. 매미 울음으로 숲속은 정적과 적막감이 더욱 짙어진다. 그럴 때 매미 울음은 숲속을 너울거리며 감돌아 다니는 것 같다. 그게 보인다. 시각적인, 눈에 보이는 매미의 울음소리다. H 선배가 그 매미 울음을 그림으로 그렸다. 걸작이다. 숲속을 너울거리며 날라다니는 매미 울음이 손으로 만지면 만져질 듯 하다.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가 들려오는 듯 하고 그 멜로디 또한 매미 울음과 함께 숲속을 떠도는데, 그 또한 만지면 만져질 것 같다 . 선배는 그림에 이런 글귀를 달았다. "그.. 2020. 8. 10.
'바느질하는 여인(Woman sewing in an interior)'(1891) '바느질하는 여인(Woman sewing in an interior)' ​ 독일계 덴마크 출신의 베르타 벡만(Bertha Wegmann; 1846-1926)의 1891년 작품(Oil on Canvas). ​ 벡만(Wegmann)은 초상화 전문화가이지만, 가끔 실내의 정물적인 그림도 그렸다. 한 여인이 방안에 앉아 바느질을 하고있는 고즈녁한 이 그림에 있어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 창문을 통해 흘러 들어오고 있는 햇빛이다. 햇빛이 흡사 불어오는 바람 같다. 햇빛이 바람처럼 테이블의 위의 꽃 화분에 내려 쬐면서 화분의 꽃이 되살아나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안겨주는 그림이다. 전체적인 조화면에서 햇빛의 처리가 아주 돋보인다. 이 작품과 함께 초상화를 제외한 그림들에서 벡만이 추구하는 부분은 역시 빛의 처리다... 2020. 8. 7.
'To Beat the Devil' by Kris Kristofferson 'To Beat the Devil.' 데블(devil), 즉 악마나 악령을 뜻하는 단어가 들어가니까, 무슨 종교적인 노래 쯤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beat 하니 악마를 물리친다, 혹은 악마에 맞선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내용의 노래는 아닌 것 같습니다. 여기서 데블은 악마나 악령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무슨 골치 아픈 것, 혹은 어려운 일들 쯤으로 봐야 이 노래를 이해할 수 있지않나 싶습니다. 그러니까 골치 아프고 어려운 일들을 극복하겠다는 어떤 가난한 뮤지션의 생각과 의지를 담은 노래로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이 노래는 미국 켠츄리 뮤직의 기린아인 크리스 크리스토퍼슨(Kris Kristofferson)이 글을 쓰고 곡을 붙여 1970년에 발표한 올드 컨츄리 송입니다. .. 2020. 8. 3.
E. 호퍼의 '여름 실내(Summer Interior)' '여름 실내(Summer Interior)'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1967)의 1909년 작품(Oil on Canvas).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가린 젊은 여자가 침대에 털썩 주저앉은 채 바닥에 앉아 있다. 그녀는 흰 민소매 셔츠만 입은 채 성기 부위는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그녀의 왼팔은 다리 사이로 아래로 뻗어있다. 그녀의 음부 부위를 강조하는 듯이 보인다. 그녀의 오른팔은 팔꿈치에 구부러져 있고, 그녀가 기대어 서 있는 침대 위에 놓여 있다. 침대 외에 인물의 방은 가구가 거의 갖춰지지 않았다. 하얀 벽난로가 거의 전적으로 침대에 가려져 있다. 오른쪽으로 난 창문 하나에서 햇볕이 비춰지고 있다. 이 패치는 그림의 유일한 광원이지만, 한편으로 시트의 흰색과 여자의 흰 민소.. 2020. 8. 2.
'금붕어를 잡는 여인(Catching Goldfish)'(1925) '금붕어를 잡는 여인(Catching Goldfish)' 독일 베를린 출신의 여류 화가 겸 일러스트레이터인 진 마멘(Jeanne Mammen; 1890-1976)의 1925년 작품(Oil on Canvas). 거의 한 세기 전의 그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대적인 감각이 물씬 풍겨지는 세련된 그림이다. 예술은 시대를 관통한다는 진리를 새삼 절감케 하는 그림으로 느껴진다. 그림이 관능적인 여인들이 어항에서 금붕어를 잡아올리는 형상이지만, 금붕어가 흡사 남자 같아 보인다. 담배를 꼬나문 한 여인은 상당히 흡족한 표정이함다. 결국 이 그림은 전통적인 남성우월주의에 대한 1920년대 독일 여성들의 반감과 비아냥을 표현하고 있다는 느낌을 안긴다. 지금의 현대 여성들의 그런 감정과 비교해 봐도 그 시대 여성들.. 2020.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