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iosity' 카테고리의 글 목록 (12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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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서오릉(西五陵) - 왕과 왕비 묘 자리가 바뀐 '경릉(敬陵)' 다시 서오릉(西五陵)이다. 미리 작정하고 간 게 아니다. 새벽에 눈을 떴을 때 문득 서오릉 생각이 난 것이다. 집에서 가깝다. 9701 버스를 타면 한 30분이면 서오릉 입구다. 좀 일찍 집을 나서 둘러보니 사람들도 별로 없이 한적하니 좋다. 지난 번에 왔을 때에는 명릉 등 숙종과 그의 여인들이 잠든 무덤과 그에 얽힌 사연들을 살펴 봤는데, 오늘 눈길을 끈 것은 경릉(敬陵)이다. 경릉은 왕릉은 왕릉이지만, 조선의 정식 임금이 묻혀진 무덤이 아니라는 게 이색적이다. 왕세자로 있다가 왕위에 오르기 전 젊은 나이로 죽어 사후에 추존된 왕의 무덤이니, 곧 세조의 맏아들 의경세자(1438-1457)와 그의 부인 소혜왕후의 릉이다. 의경세자는 성종에 의해 덕종으로 추존됐는데, 그래서인지 경릉은 여느 왕릉과 다르다... 2021. 12. 12.
서오릉(西五陵)과 숙종(肅宗)의 여인들 서울 서쪽 고양에 자리잡은 서오릉은 조선 왕조의 5개 왕릉들이 자리하고 있다. 경(敬)릉, 창(昌)릉, 익(翼)릉, 명(明)릉, 홍(弘)릉이 그것이다. 서울 인근에 자리잡은 조선 왕족 묘원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하지만 5개 왕릉들이라고 하지만, 그 모두가 조선의 임금 무덤들이 아니다. 터를 함께 쓴 묘를 포함해 왕비 무덤이 3개다. 조선 왕족의 무덤은 세 가지로 분류된다. 능(陵)과 원(園), 그리고 묘(墓)다. 능은 왕과 왕비의 무덤, 원은 왕세자와 왕세자빈 또는 왕의 사친 무덤을 일컫는 것이고, 그 외 왕족의 무덤은 일반인의 무덤처럼 묘라고 한다. 서울 인근에 터를 모신 조선 왕족의 무덤은 모두 120기에 이르며, 그 가운데 능이 42기, 묘가 64기, 그리고 묘가 64기이다. 이 무덤들 모두 .. 2021. 12. 10.
제주 구좌邑 해안의 독특한 '海女像' 제주도 구좌읍 해안에 세워져있는 해녀상은 좀 독특하게 생겼다. 다른 지역의 여느 해녀상과 다르다. 코를 유난히 크게 부각시키고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큰 코도 그렇지만, 코의 색깔도 다른 부위의 그것보다 진하다. 검게 보이기도 한다. ​ ​ ​ ​ 코를 특별히 부각시킬 무슨 이유가 있을까. 해녀가 물속에서 숨이 차 물위로 올라와서 긴 호흡삼아 내는 휘파람을 제주 말로 ‘숨비소리’라 하던데, 이것과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일까. 하지만 휘파람은 입에서 내는 것이니 코와는 상관이 없는 거 아닌가. 무언가 분명 해녀들의 호흡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동네사람에게 물어볼 걸 그랬다. ​ ​ ​ ​ SNS에 이 글을 올렸더니, 어떤 후배가 사진을 보고서는 이스트 섬의 모하이와 비슷하다고 했다. 그 생각을 .. 2021. 11. 8.
陵谷하늘과 구름과 '나' 거의 매일 아침, 아파트 집 뒷길을 오가며, 하늘의 구름을 보며 하루를 저울질한다. 살고있는 능곡의 하늘은 때때로 기묘한 형상의 구름을 보여준다. 오늘은 머얼리 북한산 백운대 봉우리가 이상한 형상의 구름을 이고있길래 설렌 마음으로 시선을 모았는데, 어라! UFO 형상의 렌즈구름(Lenticular Clouds)이었다. 이게 웬 일인가 싶어 카메라를 꺼내는 그 찰라적인 순간에 구름은 이내 흩어져 버렸다. ​ ​ ​ ​ ​ 낙망감으로 계단을 내려 와 집으로 가는 논길 쪽에 들어 선 어느 순간 뭔가 갑작스런 당김에 나도 몰래 하늘을 보니 구름이 기묘했다. 백운대 쪽의 렌즈구름이 능곡 하늘로 와 풀어지는 게, 흡사 UFO가 속력을 줄이며 능곡 논바닥에 착륙하려는 모습이었다. 장관이었다는 얘기다. 한참을 하늘과 .. 2021. 10. 12.
천주교 최초 순교자 윤지충 墓 지석은 茶山의 글씨? 오늘짜 모 신문의 한 기사가 흥미롭다. 지난 3월 전주교구 초남이성지 조성 중 우연히 발견된 한국 천주교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尹持忠; 1759-1791)의 묘에서 나온 백자사발지석에 쓰인 글씨가 茶山 정약용(1762-1836)의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런 주장을 들고나온 한양대 정민 교수는 다산 전문 연구자로, 10여년 간 전국을 돌며 다산의 친필을 찾으러 다닌 장본인이기에 그의 주장은 설득력을 갖는다. 정 교수는 지석 글씨와 다산이 생전에 남긴 필체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두 글씨체가 거의 비슷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 교수는 이같은 필체 비교분석과 함께 윤지충과 다산이 내외종사촌지간으로, 다산의 어머니가 윤지충의 고모라는 점, 그리고 윤지충의 천주교 신앙이 정약용. 정약전 두.. 2021. 10. 11.
'可人山'은 어디에 있는 山일까 ​ ​ "가인산 저문 날을 밤 기다려 섰습니다. 이 밤이 스무날 달이구려 이즐도록 아까와서. ​ ​우수수 지는 잎이 어깨를 때립니다. 이 후엔 가을 나무 아래 아니 서려 합니다. ​ ​눈 감고 막대 짚고 언덕 아래 섰노라니 모래알 흐르는 소리 간지는듯 좋습니다. ​ ​풀 속에 산토끼들 공연히 놀다 뛰는구려. 솔방울 떨어지는 소리밖에 아무것도 없는 빈 산인데. ​ ​가인산 깊은 밤에 달이 이제야 오릅니다. 새도록 그림자 데리고 이 밤을 즐기고 싶습니다." ('가인산(可人山)' 전문) ​ 재작년 국회도서관에서 어떤 책자를 뒤적거리다 발견한 노산(鷺山) 이은상 선생의 시조 입니다, 다시 한번 음미해보니 그 느낌이 딱 초가을 이 계절에 어울립니다. '가인산(可人山)'이라는 제목의 시조인데, 이 글이 가슴에 와 .. 2021.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