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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 diary26

10월 10일 이제 그럴만한 나이이기도 하다. 아내 병원 갈 때 따라가는 거, 그리고 또 그게 잦아지는 것. 오늘 새벽 아내 이석증이 또 도졌다. 딴에 아는 상식으로 이것 저것 조치를 취해 보았으나, 아내는 자꾸 고꾸라진다. 마두동 잘 한다는 병원이 토요일 아침 9시 진료로 나와있다. 전화는 받질 않는다. 택시를 잡아타고 병원으로 갔더니, 휴무다. 연휴라 그런가. 같은 증세를 가진, 인근에 사시는 아내 친구가 동병상련의 심정이랄까, 병원까지 나왔다. 대화 역 근처에 잘 하는 병원이 있다면서 전화를 해 보더니 거기로 가보자고 한다. 내가 따라가기가 어정쩡하다. 마누라는 친구와 가겠다고 했다. 나더러는 호수공원을 걷고 있으라 했다. 아침 호수공원엔 가을이 완연하다. 하늘은 높고 물은 깊은 빛이다. 가을 풍광에 잠긴 것은 .. 2020. 10. 10.
9월 16일 이른 새벽부터 눈이 떠졌다. 아직 미명이다. 날이 어슴프레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그 때 쯤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이부자리에서 발딱 일어서 옷을 껴 입었다. 어둠 속 성모마리아 상 앞에서 잠시 기도를 바쳤다. 그리고 집을 나섰다.​오늘은 '묵주 9일기도'의 마지막 날이다. 날 수로 58일 째 되는 날이다. 그 의미가 나에게는 뜻이 깊다. 새벽이나 아침마다 내가 걷는 '마리안 로드'는 그 길의 끄트머리에 있는 '마리아수도회' 성당을 향한 것이다. 오늘은 성당이 내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기 위해 성당 가장 가까운에서 그 길을 반복해 오가며 기도를 바쳤다.이번 9일 묵주기도는 내 생애 두번 째다. 첫번 째 보다 더 힘이 들었다. 기도 날이 하루 하루 더 해 갈 수록 내 죄가 그만큼의 무게로 자꾸 부각되는 것이었.. 2020. 9. 16.
9월 5일 오늘 오후 호수공원. 팔각정 전망 좋은 지점의 벤치에 가족끼리, 혹은 연인끼리 앉아 가을 초입에 들어서고 있는 호수 풍광을 즐기고 있다. 멀리, 분수 물길이 높아져가는 하늘을 가늠해 보는 듯 치솟아 오르고 있다. 안온하고 평화스런 광경이다. 그 분위기를 갑자기 깨는 휴대폰 경보 메시지 시그널. 어디 어디서 확진자 몇명 발생 운운. 연일 매 시각 보내오고 있는 것인데, 그 시점의 시그널이 유독 더 크게 더 신경질적으로 울리는 것 같다. 공원 길로 다시 들어섰는데, 경보 수준의 그런 분위기가 이어진다. 자전차를 탄 단속원들이 공원도로를 오가며 소리를 친다. "마스크! 마스크! 어이 아저씨 마스크 좀 잘 써요!" 그래서 만은 아닐 것이다. 공원 길을 걷는 사람들은 예외없이 전부 마스크다. 자기 몸들 생각해서이.. 2020. 9. 5.
8월 29일 새벽 산책을 마치고 동네로 들어서는데, 경찰차와 여러 명의 경찰관, 형사들이 보인다. 무슨 사고가 생긴 것 같으다. 무슨 일인가 싶어 물어봤으나, 별 일 아니라고만 한다. 할머니 몇 분이 현관 입구에 옹기종기 앉아 계셔서 물어봐도 모르겠다며 오히려 나에게 반문한다. 무슨 일일까. 뭔가 어렴풋이 짐작되어지는 일이 있는데, 그와 연관도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제 밤, 한 9시 쯤 됐을까, 거실에 같이 앉아있던 아내가 갑자기 창밖 하늘을 가리키며 이상한 빛이 보인다며 창가로 다가갔다. 하늘이 아니라 맞은 편 아파트 옥상에 어떤 사람인가가 플래시를 들고 왔다갔다 하는 것이었고 불빛은 플래시 빛이었다. 옥상 난간이라 굉장히 위험한 곳인데, 야심한 밤에 뭘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베란다 방충망 문을 열어 좀 .. 2020. 8. 29.
8월 26일 오늘 日飮할 혼술 안주들. 아침 마두동 길거리 시장과 원당시장 나들이에서 장만한 것들이다. 순대와 김치 겉절이, 그리고 생마늘. 여기에다 빨간 딱지 소주 언더락스로 마시려 상을 차리고 앉았다. 더위도 그렇고 어지럽게 돌아가는 세상도 그렇고, 그저 아무도 없는 집에 홀로 앉아 마시는 술 한잔에 심사를 맡기고자 한다.그러면 좀 달래지겠지. 2020. 8. 26.
8월 12일 걸으며 새벽 하늘 보는 일이 거의 일과처럼 됐다. 생각 중에도 보여지고, 생각이 없는 중에도 보여지고... 하여튼 나는 새벽 하늘을 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은 생각이 좀 많다. 이런 갈래, 저런 갈래. 아침 나절, 원흥역에서 사람을 만나고, 오후엔 광화문으로 나가야 한다. 우짜든 오늘 하루, 무탈하게 보내자. 2020. 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