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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nversation, 1943 예나 지금이나 버스 정류장 대합실은 붐비기 마련이다. 주고받는 대화가 번잡한 소음 속에 묻히니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전쟁의 와중이니 서로들의 안부를 주고받는 얘기들이 무성할 것이다. 그래서 손바닥으로 귀를 모으게 하고, 아니면 손을 입에 모아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1943년 9월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의 그레이하운드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의 이야기하는 모습을 담은 옛 흑백사진이다. (photo from www.shorpy.com) 2020. 7. 5.
파블로 피카소의 삽화 '리시스트라타(Lysistrata)' 불세출의 화가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는 생전에 책 속에 들어가는 삽화(illustration)도 많이 그렸다. 그가 그린 삽화가 들어간 책만 해도 모두 156권이나 된다. '리시스트라타(Lysistrata)'는 피카소가 1934년에 그린 것으로, 고대 그리스 희극시인 아리스트파네스의 희극 '리시스트라타'의 특별본에 삽입된 삽화다. 피카소 삽화는 인물의 다양한 심리를 단 몇 개의 선으로 매우 간단하게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인물들의 표정이 특별하게 심각하다거나 엄격하지 않다. 그저 덤덤하다. '리시스트라타'는 '여자의 평화'라는 뜻으로, BC 411년 아테네에서 공연된 아리스트파네스의 희극이다.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들 간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여성들의.. 2020. 7. 4.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는 즐거움 '그리스인 조르바(Zorba, the Greek)'를 다시 읽고 있다. 코로나의 지겨움을 극복하기 위한 나름의 방안 중 하나다. 조르바처럼 자유롭지 못한 처지의 나에게 난삽하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니코스 카잔차스키의 '자유로운 글쓰기'일 것이니 라는 느낌으로 읽어가니 예전과는 좀 다른 느낌이다. 그러나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비교해 읽는 재미다.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것(2016. 9)과 2018년 초 민음사에서 나온 것은 원전이 다르다. 옮긴 분도 동서문화사는 박석일 교수가, 민음사는 김욱동 교수 것이다.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타이틀의 책은 그동안 국내에서 여러 권이 번역자를 바꿔 출간됐다. '희랍인 조르바'도 그 중의 하나다. 지금까지 나온 책들은 그 원전이 칼 와일드먼(Carl Wi.. 2020. 7. 4.
신임 국정원장 박지원 박지원 신임 국정원장. 참으로 끈질기다. '생명력'이라는 말을 갖다 붙이고 싶으나, '생명'과 박지원은 어울리지 않는다. 굳이 표현하자면 '불의의 생명력'이라고 해야할까.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 되기 전이다. 그는 대통령의 꿈을 안고 정계 은퇴를 번복했다. 그 얼마 후 기자들과 만났다. 박지원 등 DJ의 참모들이 배석했다. 만난 날 그 하루 전,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이 사망했다. 나는 미테랑 대통령을 애둘러 DJ에게 정계 은퇴 번복의 배경을 따져 물었다. 미테랑 대통령도 저 세상으로 갔다. 이는 곧 우리 세대 거물 정치인들의 종언을 의미한다. 연장선에서 DJ 귀하의 정계 복귀는 좀 가당찮다. 미테랑의 죽음을 애둘러 한 이야기에 DJ를 포함해 좌중이 어리둥절해 했다. 내 말의 의미를 박지원 이 자만 .. 2020. 7. 4.
양수리 장마비 속의 好事 양수리 두물머리 연꽃을 보러가기로 해 나선 길이다. 친구들은 내외로 오고 나는 혼자다. 연꽃을 보러간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꽃 안 좋아하는 사람 어디 있겠냐만은, 나이에 맞춰볼 때 좀 생뚱맞다. 새삼 꽃을 그리워하며 다가 갈 나이도 아닌데, 비 내리는 장마철에 연꽃 구경이라니 가당찮은 짓이라 해도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우리들이 월요일 아침 비를 맞으며 길을 달려 양수리 두물머리로 가기로 한 것은 분명 연꽃을 보러가기 위한 것이지만 또 다른 목적이 있었다. 몇 날을 벼려 기다려 온, 뭘 먹기 위한 것이다. 두물머리 인근 강가에 갤러리를 겸한 카페를 하고있는 친구도 오랜만에 볼 것이고 그렇게 해서 같이들 맛 있게 먹을 것인데, 그 먹 거리는 다름아닌 장어국이다. 친구 아내 중에 진해 분이 계신다. .. 2020. 7. 3.
茶山 정약용과 與猶堂 다산 정약용의 생애는 크게 20년 안팍을 기준으로 세등분해 볼 수 있다. 22세 때 小科인 초시에 합격, 진사가 되고 이로부터 28세 때인 1789년 大科에 급제해 초계문신으로 벼슬길에 오른 이래 18년간을 나라와 그의 후견인이었던 정조를 위해 봉사를 한 게 첫 시기다. 39세 때 정조가 승하하면서 그의 천주교 이력과 활동이 문제가 되고 급기야 1801년 대규모 천주교 박해사건인 신유사옥에 연루되면서 18년간의 유배생활을 하게 된 게 두번 째 시기. 그리고 유배생활이 해제된 1818년 고향인 馬峴마을로 돌아와 생을 마치기까지 17년 간의 만년생활이 마지막 시기다. ​이런 인생 곡절에 함께하는 다산의 動線은 크게 나누어 그가 태어나 유년과 소년시절을 보낸 마재 마을, 그리고 벼슬에 있었던 서울과 유배생활을.. 2020.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