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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천하장사' 마누라, 일 마치고 오면서 사온 쌀을 현관까지는 캐리어로 날랐다. 아파트 현관에서 부엌까지 옮겨야 하는데, 당연히 내 몫이라 생각하고 주섬거리니 아내가 아서라 한다. 안 좋은 허리, 또 '항칠'하면 어쩔려고 그러냐 한다. 그러면서 쌀 포대를 든다. 거뜬히. '항칠'은 경상도 사투리로, 흠이나 스크래치로 이해하면 된다. 서울사람인 아내가 이제는 경상도 사투리까지 척척한다. 그 전날, 제주 감귤 택배 상자 옮기는 것도 아내 몫이었다. 천하장사 이만기 같다. 내가 "이만기가 따로 없다" 했더니 마누라는 씩 웃는데, 그 표정이 정말 이만기 같으다. 집 안팍으로 아내 하는 일이 갈수록 늘어나고, 내 할 몫은 줄어든다. 힘에도 부치고 하기도 싫고. 이러다 정말 뒷방 노인 신세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2020. 7. 1.
건배, 혹은 건배사(乾杯辭)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술은 인간에게 필요한 기호물(嗜好物)이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을 것이니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술이 인간역사와 함께 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술을 여럿이 마시는 대작(對酌)의 술자리에선 일체감을 돋우는 어떤 매너가 필요하다. 마시는 분위기, 혹은 함께 한 사람들의 면면에 따라 다르겠지만, 분위기를 좋게 하고 기분 좋게 마시려는 추임새가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건배이고, 말이나 구호로서 이를 부추기는 것이 건배사(乾杯辭)다. 그러니 對酌하는 술 문화의 음주방법이 乾杯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런 술자리에선 서로들 마시는 가운데 한마디씩 격려와 분위기를 띄우는 바람의 축원을 하는데, 부언하자면 같이들 잔을 맞대 마시자는 건배의 축원이 바로 건배사인 것이다. 李白의 將進酒辭에 나오.. 2020. 7. 1.
이런 저런 冊 읽기 '아레티노 평전'을 다 읽었다. 이즈음은 책이 좀 잘 읽힌다. 코로나 바이러스 와중이라서 그런지 되지도 않을 일 별 신경 써서 할 일이 없어 그런 것일까. 아레티노는 르네상스 시대의 괴짜 글쟁이 정도로만 알고 읽었던 책인데, 다 읽고보니 그저 그렇구나 하는 느낌 정도다. 그가 포르노그래피 글의 창시작 격이라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그리고 엄숙하고 고결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인식되던 교황을 속세의 인물 정도로 느끼게 해 준 것도 아레티노다. 또 하나,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인데, '그리스인 조르바'를 쓴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아레티노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를 느끼게 해 주는 대목이 여러 군데서 나온다. 이를테면 특히 여자에 관한 부분에서는 조르바의 생각과 아레티노가 너무 흡사하다. 이 부분은 다음에 좀 .. 2020. 6. 30.
구글 애드센스 규정위반 - '무효 트래픽' 구글 애드센스 승인난지 10일 째인데, 그저께 규정위반으로 광고제재 조치를 받았습니다. 애드센스의 알고리즘이 좀 복잡하니 그 이유를 알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겨우 그 이유를 찾아찾아 들어가보니, 내 사이트에 게재된 광고를 내가 클릭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걸 애드센스 용어로 '무효 트래픽 문제'로 규정하고 있더군요. 말하자면 클릭 건수에 수익이 수반되기에 self-click을 금지하고 있는 것인데, 나는 그걸 모르고 자주 클릭함으로써 말하자면 부정수익을 올렸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최소 30일 간 금지조치를 통보받았습니다. 제가 잘못했으니 당연한 조치이고 수준입니다. 하지만 해제를 기다릴 필요 없이 이쯤에서 그만 접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거 해서 떼돈 벌자고 한 것도 아니고, .. 2020. 6. 30.
'주구(走狗)'라는 말 말과 글은 시대를 탄다. 분명 사전적으로 존재하는 말이고 단어이지만, 안 쓰이는 것도 많다. 그러다 시대의 흐름에 요구되면 그런 말과 글이 나타난다. '주구(走狗)'라는 말도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주구는 한자 뜻 그대로 달리는 개를 일컫는 단어인데, 개 주인이 시키는 대로 달리는 개다. 그 뜻대로 하자면, 사냥 개가 이에 해당할 것이고 좀 더 넓은 의미로는 앞잡이, 끄나풀 정도의 부정적인 의미로 쓰여지는 거친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이 그리 자주 쓰이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좀 생소한 단어라 할 수 있다. 내가 알기로 이 단어는 예전부터 우리보다는 북한 쪽에서 많이 사용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북한 선전도구의 대남 비방에 많이 등장하는데, 이를테면 남한 정부가 미국의 괴뢰라는 의미로 비방을.. 2020. 6. 30.
소주보다 갈비탕 오늘 광화문에서 선배를 만나 점심을 먹다가 한 소리(?) 들었다. 갈비탕을 주문하며 호기롭게 소주 한병! 했다가 그랬다. 웬 낮술? 이런 핀잔아닌 핀잔(?)이었다. 그래서 마시질 않았다. 경복궁 역 앞에서 헤어질 무렵에 그런다. 며칠 후 저녁답에 고기 구워 먹으며 한잔하자. 선배가 이 말을 하기 전 나는 갈비탕에 소주 마시질 않은 게 잘했다는 생각을 이미 하고 있었다. 벌건 대낮에 소주는 무슨 소주. 가당찮은 짓이지 않은가. 마음이 좀 들떠 있었다. 그게 문제였다. 들뜰만한 이유는 분명 있었다. 그걸 좀 부풀려 얘기를 하다 내가 좀 오버하면서 각중에 술이 당긴 것이다. ​ 경복궁 역 윗길에서 정부청사 쪽으로 걸어가는 길 코너에 있는 '삼정하누.' 꽤 이름난 맛집인 모양이다. 점심시간 전에 들어가는 바람에.. 2020.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