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610 마산의 겨울대구, 그리고 대구湯 오늘 아침 마산 한 선배님이 고향에 대한 향수와 고향맛 군침을 돌게하는 맛깔스런 글과 사진을 올리셨다. 마산어시장 대구 경매장의 겨울 대구에 관한 것인데, 겨울 대구탕에 이끌리어 새벽 어시장을 찾은 것이다. 이 글과 사진을 보면서 유체이탈이랄까, 나 또한 각중에 시원한 갯바람 속 마산어시장 새벽 대구 경매장에서 대구를 고르고 있었다. 마산 사람들에게 겨울 대구탕은 보약과 같은 것이다. 겨울 대구탕에 다른 거 필요없다. 그저 무시 듬썩 듬썩 크게 썰어넣고 대구와 같이 통째로 끓이면 되는 것이다. 그 한 그릇으로 몸과 마음이 천하에 다른 어떤 것 필요치 않게 풍만과 안온함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게 바로 마산의 겨울 대구탕이다. 연말 술로 고달파지고 있는 속이 바라는 것도 바로 마산식으로 끓인 겨울 대구탕이다.. 2023. 12. 30. Untitled with my backpack 모든 게 다 괜찮았다. 일도 할 만큼 했고, 강남에서 후배들과의 미팅도 즐거웠고, 술도 적당히 마셨고, 정신도 말짱했다. 이제 전철에서 내렸으니 눈 내린 밤길을 좀 걸어 집까지 걸어가면 된다. 그리하여 가쁜한 걸음으로 에스컬레이터에 발을 들여놓고 내려가고 있었다. 중간 쯤으로 내려오고 있을 때 뭔가 어깨가 허전하다. 아니지, 이럴 리가 없다. 모든 게 다 잘 되고있는 것인데 이 무슨 불길한 착각인가. 순간적이나마 낙천 쪽으로 생각을 몰아가고 있을 때 내 손은 나도 모르게 양 어깨죽지를 더듬고 있었다. 없다. 그게 없는 것이다. 정확한 표현으로는 백팩 어깨 끈이 만져지지 않는 것이었다. 백팩을 전철 안에 두고 내렸던 것이다. 정신이 하애지고 있었다. 에스컬레이터를 거슬러 오르다가 위에 계신 분으로부터 제지.. 2023. 12. 28. ‘로마네 콩티(Romanee Conti)’ 와인과 콩티 공작, 그리고 모차르트 레드 와인 중에 최고로 치는 게 '로마네 콩티(Romanee Conti)'다. 프랑스 부르고뉴 산 와인으로 보슨-로마네 마을의 포도밭에서 일년에 5-6천 병 생산되는 귀한 와인이다. 물론 나는 이 와인을 맛본 적은 없다. 하지만 얘기는 많이 들었다. 예전에 와인으로 유명했던 집이 인사동에 있었고, 와인에 해박한 그 집 아주머니가 이 '로마네 콩티'에 관한 얘기를 많이 들려줘 말하자면 귀동냥 수준 쯤으로 알고있는 와인이다. 그 때 그 아주머니가 '로마네 콩티'에 관해 정성을 다해 열심히 얘기해주는 한 배경이 있었다. '로마네 콩티'가 모차르트와 관련이 있는 와인이었고, 그 아주머니가 모차르트를 아주 좋아하는 신봉자였던 것이다. 그 와인 집이 인사동에서 사라진지 오래됐고, 그 아주머니도 어디서 무엇을 하고 .. 2023. 12. 27. 아침 양치질, 식사 전, 후 언제가 좋을까요? 아침 일과를 시작하면서 샤워를 하고 세수를 하고 칫솔을 잡습니다. 하지만 잠깐만요 - 지금 칫솔질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식사 후에 해야 할까요? 치아가 더러워질 수 있기 때문에 식사 전에 칫솔질을 하는 것은 무의미해 보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양치질은 하루를 깨끗하게 보내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 올바른 결정일까요? 칫솔질 기본 사항(Brushing Basics) 미국치과의사협회는 아침과 저녁, 하루에 두 번, 최소 2분 동안 양치질을 할 것을 권장합니다. 지속적인 칫솔질은 플라그와 유해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데 중요하며, 불소 치약을 사용하면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아침 식사 전이나 후에 칫솔질을 해야 하나요?(Should You Brush Before or After Breakf.. 2023. 12. 26. 라흐마니노프의 여인들 1900년대 초 라흐마니노프의 모스크바 전성시절, 라흐마니노프에게 열광한, 지금으로 치면 '광팬'들이 많았다. 지휘자로서, 혹은 피아니스트로서 무대에 서는 라흐마니노프의 연주장 로비는 '우상'의 모습을 잠깐이라도 눈에 담을 수 있을까 하여 운집한 추종자들로 늘 붐볐다. 라흐마니노프의 자택에는 그와 통화를 하고 싶다며 쭈뼛쭈뼛 운을 떼는 여성 팬들의 전화가 줄을 이었다. 그들 가운데 한 여자, 테클라 루소라는 팬은 남편을 여의고서 깊은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다가 라흐마니노프의 콘서트를 관람한 후 제 정신을 추스렸다고 한다. 그녀는 이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라흐마니노프의 모든 콘서트에 - 시기와 지역을 불문하고 - 하얀색 라일락 꽃다발을 선물로 보냈고, 덕분에 이 여인은 '하얀 라일락'이라는 별명.. 2023. 12. 25. 눈 오는 날 포클레인 눈이 오길래 눈 보러, 눈 맞으려 나갔더니, 포클레인이 한 대 떡 서있다. 길을 가로막고 있는 듯한 이 큰 중장비 차 앞에서 섰을 때 숨이 막히는 듯 하면서 그로테스크, 그래 바로 이 말이 떠올랐다. 그러나 걸어가면서 뒤로 보았을 때는 하얀 눈으로 물들여지는 이 큰 세상에 앙증맞은 하나의 장난감 같은 옹기종기한 모습이었다. #눈오는날 2023. 12. 25. 이전 1 ··· 39 40 41 42 43 44 45 ··· 26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