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iens(사람)' 카테고리의 글 목록
본문 바로가기

sapiens(사람)196

책과 사람 서재 방에 우두커니 앉았는데, 책 더미 속에서 작은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와 꺼내 보았다. . 1966년 평화출판사에서 간행됐으니 옛날 책이다. 문고판으로, 가격은 250원, 시쳇말로 호랭이 담배 먹던 시절의 것이다. 우리 말 제목은 이다. 동서고금의 인용구(quotations)을 모아놓은 책으로, 예전 신문사 논설위원들이 많이 이용했다. 나도 1998년 신문사를 나오기 전까지 글을 쓰면서 이 책 덕을 많이 봤다. 정치 칼럼을 쓰면서 “The public is the best judge(세상이 최선의 심판자)”, “Such is the government, such are the people(정부가 정부라면, 백성도 백성)”이라는 문구를 많이 인용했다. 적잖은 세월이 지났지만, 답답하고 안타까운 현 시국.. 2025. 4. 13.
88세 할리우드 아이콘, 잭 니콜슨(Jack Nicholson) 올해로 88세를 맞은 잭 니콜슨. 나로서는 ‘버킷 리스트(Bucket List)‘에서 니콜슨을 마지막으로 본 게 2007년이니, 그로부터 18년이 지나 오랜 만에 보게되는 것이 하필 88세의 이런 모습일 줄 몰랐다. 원래가 주름투성이 얼굴이라 늙어봤자 그러려니 했는데, 8순 후반 그의 모습은 이제 영락없는 노인네이다. 그렇지만 니콜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카리스마틱한 캐릭터와 깊이있는 연기, 대담한 역할로 여전히 할리우드의 아이콘이다. 잭 니콜슨이 출연한 많은 영화들 가운데 한 편은 나와 인연이 있다. 1976년 4학년에 복학을 했을 때, 당시 합동통신 외신부 기자였던 양동안 선생이 ‘매스컴 원론’으로 출강하고 있었는데, 참신하고 재미있는 교수방법으로 인기를 얻고 있었다. 4학년이라 모두들 취직시험 공.. 2025. 4. 12.
올드 스타, 이수련(1935-2007) 옛날 이수련(1935-2007)이라는 영화배우가 있었다. 1950, 60, 70년대를 풍미한 스타급 배우였다. 물론 지금은 고인이 된지 오래다. 내가 국민학교 다닐 적인 1950년대 후반, 이수련의 인기는 대단했다. 신성일이 나오기 전까지 아마 이수련이 그 당시 우리나라 최고의 청춘스타로 각광을 받았을 것이다. ​국민학교 때 배 머시기라는 친구가 있었다. 아버님이 기름회사 대표인 부자집 아들로, 마산 도심 중성동에 있던 그의 집은 넓은 정원을 갖춘 저택이었다. 이 친구와는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도 같은 학교를 다녔다. 중학교 1학년 때 이 친구 집을 자주 놀러갔다. 친구 어머님이 친구와 나를 위해 조그마한 공부방을 마련해 주었기에 나는 거의 매일 친구집에 갔다. 어느 화창한 봄날이었을 것이다. ​친.. 2025. 4. 4.
1호선 온수역 앞에서의 한 나절 오늘 모처럼 선배님들과 함께 한 자리. 오류동 인근 항동에 강위석 선배님이 살고 계신다. 나보다 마산고 14회 위 선배님은 거동이 좀 불편하시다. 그래서 모두들 거기로 가서 모였는데, 그곳은 바로 지하철 1호선 온수역이다. ​강 선배님과 동기친구되시는 함정훈 선배님은 먼길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오셨다.두 분 모두 80대 후반의 어르신들이다. 내 나이가 75세이니 짐작이 될 것이다. 또 한 분, 이상국 선생도 왔다. 나보다 10년 아래 후배이지만, 내가 선생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함 선배님과 함께 우리나라 신문 편집의 달인으로 꼽히는 분이다. 과장을 좀 보태 말하자면, 우리나라 언론 신문 편집의 살아있는 전설로 일컬어 진다.​강 선배님은 1호선 온수역 앞 한 식당을 오찬 자리로 마련해.. 2025. 3. 15.
어떤 ‘물물교환’ 오늘 이촌동에서 후배와 ‘물물교환‘이 이뤄졌다. 나는 프랑스의 성모마리아 발현지인 루르드(Lourdes)에서 만들어진 화병을 갖고 나갔고, 후배는 일본의 어느 도자기 가문에서 제작된, 책 볼때 페이지를 고정시키는 문진을 갖고 나왔다. ’물물교환’이라니, 무슨 상거래처럼 딱딱하고 냉정한 느낌이 들 것인데, 그냥 우스개 소리로 그렇게 표현해 본 것이다. 내가 후배에게 루르드 화병을 줄 것이라 마음 먹은 건 꽤 됐다. 그런데 그게 차일피일 미뤄져 왔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 화병은 후배가 아니라 제수 씨에게 주는 것이다. 나는 이 화병을 갖고 있으면서 뭐랄까, 일종의 자격지심에 따른 부담감 같은 게 있었다. 내 신앙심이 그 정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는 자격지심이었다. 제수 씨는 신심이 나보다 훨씬 깊다.. 2025. 3. 10.
동병상련, 정규재와 조갑제 정규재는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음모충’이라고 부른다. 부연하자면 이른바 음모론에 빠져있는 기생충 같은 존재라는 것인데, 그의 이런 네이밍에는 보수층까지를 망라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그런 정규재는 촌 머슴처럼 생긴 모습답게 바지런하다.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음모충’을 욕하는 글을 써대고 있다. 글은 잘 쓴다. 언론계 물을 먹어서인지 리드를 적절하게 잘 구사 하는 게 일견 그럴듯한 글들이다. 인용해 갖다 쓰는 글꺼리들도 잘도 갖다 붙인다. 그러니 풍성하다. 그러니 정규재에 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그의 글을 보며 어느 정도 평가하고자 하는 마음을 생기게 한다. 하지만 정규재를 좀 알고, 그의 그간의 행적을 통해 그가 어떻게 처신해 왔는가를 자락에 깔고서 보는 그의 글은 상당히 위선적.. 2025.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