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iens(사람)194 근 60년 만에 만난 중학교 친구 “나는 부활이고 생명이다” 이런 ID를 쓰는 사람이 오늘 아침 일찍 나에게 카톡메시지를 보내왔다. 메시지는 ”마산중학교16회?“ 단 이 내용 뿐인데, 나는 누군지 모르겠다. 프로필 사진이 좀 요상하다. 눈밭인가에 십자가 형태로 누워있는, 세상을 달관한 표정의 사진이다. 나는 이 사람이 마산중학교16회냐고 묻고있으니, 그 학교 동기쯤 될 것이고, ID로 미루어 기독교신자로구나 생각했다. 그래도 궁금했기에 나는 “누구세요?“라고 물었다. 이 사람의 정체를 아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조금 후 메시지가 왔는데, 놀랍게도 이 사람은 옛날 중학교를 함께 다녔고 같은 동네에 살던 옛동무 박상호였던 것인데,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그렇게 해서 이 친구와 정확하게 58년 만에 만난 것이다. 이 친구는 중학교 때.. 2024. 11. 17. 106세 흑인노예 캐스비(W. Casey)와 증손녀 윌리엄 캐스비(William Casey)라는 미국 흑인은 106세이던 1963년까지도 노예였습니다. 1857년에 태어난 캐스비는 1970년까지 살았습니다. 그러니까 113살로 한많은 인생을 접었던 것이지요. 캐스비는 106세 때이든 1963년 증손녀를 봅니다. 아래 사진은 캐스비가 증손녀인 체리 스탬스 맥크레이(Cherri Stamps McCray)를 안고 찍은 것으로, 이 사진을 찍은 사진작가는 리처드 아베돈(Richard Avedon)이었습니다. 캐스비의 이 증손녀는 현재 생존해 있으며, 그녀는 증조부인 캐스비를 잘 기억하고 있다고 합니다. 캐스비는 사진을 찍은 증손녀 뿐 아니라 증손자 등 후손들이 많습니다. 캐스비가 노예의 신분으로 증손녀와 함께 찍은 이 사진은, 미국의 노예제도가 196.. 2024. 11. 4. ‘뽀빠이‘의 모델, 프랭크 록키 피겔(Frank Rocky Figel) 우리나라에서는 이상용 씨가 그의 대명사로 유명해진 ‘뽀빠이(Popeye)’의 원래 모델은 프랭크 ‘록키’ 피겔(Frank ‘Rocky’ Fidel)이라는 미 해군 출신의 은퇴한 선원이었습니다. 1868년 1월 27일 폴란드에서 태어난 그는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하여 1887년 미 해군에 입대했습니다. ‘뽀빠이’ 캐릭터를 창안한 엘지 크리슬러 시거(Elsie Crisler Segar)가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일리노이 주 체스터 시에 있는 비부쉬(Wiebusch)의 선술집에서 청소와 매장내 질서 유지를 위해 일하고 있던 은퇴한 선원이었습니다. 그는 항상 싸움을 일삼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그로 인한 것이었는지 기형적인 눈(팝아이;Pop-eye)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별명이 뽀빠이가 된 것입니.. 2024. 10. 25. 원로성우 김세원, 그리고 ‘밤의 플랫폼‘ 김세원, 이 분 이름 앞에도 이제는 ‘원로성우’라는 접두어가 붙는다. 1945년 생이니 이제 8순에 접어든 나이, 예전 그 아리따운 모습을 돌이켜보니 새삼 인생의 무상함을 느낀다. 1970년대 매일 밤 10시 넘어 나오던 동아방송 ’밤의 플랫폼‘으로 그 시절 저마다들의 밤의 외로움을 달래주던 그 촉촉한 목소리는 그러나 아직도 여전하다. 그로써 황금연못의 원숙한 아름다움을 지금도 구가하는 현역이 아닌가 싶다. 나는 언젠가 때가 되면 이 분에게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다. 이즈음이 그 시점이었으면 좋겠다. 나이도 연만하셨고, 그러니 마음에 남은 상처도 녹았거나 아니면 녹일 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나는 아마 누구 누구를 아세요? 하고 물을 것인데, 그 첫 반응을 보고 나는 다음 말을 가다듬을 필요.. 2024. 10. 4.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이 끊임없는 거짓말은 사람들이 거짓말을 믿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더 이상 아무것도 믿지 않게 만드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더 이상 진실과 거짓을 구분할 수 없는 국민들은 옳고 그름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사고하고 판단하는 힘을 박탈당한 그러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의 지배를 완전히 받게 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 Hannah Arendt (1906-1975) 오늘 아침, 한나 아렌트와 관련해 엮여진 에피소드 하나. 페이스북 친구 한 분이 독일 마르부르크(Marburg) 대학을 갔다 온 얘기를 하면서, 1980년대에 이 대학에 유학했다고 하면서 사진을 올렸다. 마르부르크, 마르부르크하고 기억을 더듬으니 한 사람이 떠올랐다. 맞다. .. 2024. 9. 30. 아내의 ‘花樣年華‘ 마누라, 잘 지내는 여고동창들과 어제 용평으로 놀러가서는 오늘 아침에 이 사진을 보내왔다. 사진이 아니라 동영상이다. 내가 마누라가 그 방면에 백치인 걸 떠올리며 "그럴리가 없다. 할머니들이 이걸 만들었냐?"고 물었더니 자기들이 만들었다고 했다. 어쨌든 화사한 이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문득 화양연화(花樣年華)라는 말이 떠오른다. 마누라는 용평땅 맑은 가을하늘 아래, 거기서 화양연화의 한 때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화양연화 2024. 9. 24. 이전 1 2 3 4 5 6 7 ··· 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