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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짜르트의 모짜르트,' 클라라 하스킬(Clara Haskil) 클래식 음악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 그러나 좋아하는 연주가는 있다. 그 중에서도 클라라 하스킬(1895-1960)을 제일 좋아한다. 그녀는 인생과 음악이 모두 극적이다. 역정으로 점철된 인생도 그렇지만, 모짤트, 브람스, 쇼팽을 넘나든 과정도 그렇다. 개인적으로 하스킬을 좋아하게 된 연유가 있다. 윌리엄 스타이런(William Styron)의 소설인 '소피의 선택(Sophie's Choice)'에는 모짜르트 음악이 많이 등장한다. 소설 속 시련의 화신인 소피와 모짜르트의 음악이 어울리기 때문이었기 때문일까. 소피와 그녀의 연인인 네이단(Nathan)은 모짤트 피아노 협주곡 24번 2악장 라르케토(larghetto)를 특히 좋아한다. 그 소설, 그리고 영화에 빠지면서 나도 그 2악장 라르게토를 좋아하.. 2020. 5. 29.
서울 남산 ‘미슐랭 식당’의 비빔밥 오랜만에 친구들과 함께 걸어본 남산 길에서 만난 식당입니다. 이름하여 ‘목멱산방.’ 남산의 원래 이름인 목멱(木覓)을 딴 한 식당인데, 꽤 유명세를 타고있는 남산의 명소라고 합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맛과 분위기 등을 따져 국제적으로 소개하는 ‘미슐랭 가이드(Michellin Guide)’의 서울편에 등재된 곳이라서 그렇다는 것이고, 그에 더해 좀 진지하지 못한 과장성으로 진정한 식객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수요미식회’에 소개되어서 그렇답니다. 이런 과정에서 평가를 높이받은 음식은 우리의 비빔밥입니다. 이 집의 비빔밥은 세 종류가 있습디다. 산방 비빔밥, 불고기 비빔밥, 그리고 육회 비빔밥입니다. 불고기가 입에 맞을 것 같아, 그것을 시켜 먹어봤는데, 글세요, 그저 그랬습니다. 얇게 저민 불고기에 갖은.. 2020. 5. 28.
양평 '두몰머리'에서 양평은 ‘물의 고장’입니다. 남한강이 흐르고 북한강이 흐릅니다. 이 두 물이 만나는 지점이 있습니다. 일컬어 ‘두물머리’라 하지요. 이렇게 이름지은 이 땅 사람들의 부드러운 마음이 느껴집니다. 두 물이 만나는 것은 자연의 흐름이요 이치일진대 굳이 이를 이렇게 이름지은 것은 이를 통해 자연과 인간간의 상생을 도드라지게 하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두물머리에 황포돗배가 한 척 떠 있습니다. 떠 있기만 할 뿐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떠 다니지 않는 황포돗배는 옛날의 두물머리로 우리들을 이끌어 갑니다. 저 배에 몸을 실었던 한 분이 문득 생각납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지요. 인근 남양주 땅의 마재에서 태어나 18년 강진 유배를 제하고는 평생을 마재에서 사셨던 다산 선생은 한강 물을 참 종아하셨던 분입니다. 그가 남.. 2020. 5. 28.
5월 28일 130. 오늘 우체국 갔다오는 길에 동네 병원에서 재어 본 수축 혈압지수다. 처음 재었을 때 147이었는데, 잠시 숨을 고르고 측정했더니 130으로 나왔다. 근래들어 가장 낮은 지수다. 며칠 전에는 137이었다. 혈압에 신경을 쓰게된 건, 두어달 전 아내와 함께 아산병원에 갔을 때 아내따라 재어 본 게 계기가 됐다. 그 때 155였다. 나는 그 때까지 혈압은 모르고 살았다. 그냥 120 선일 것이라는 나름의 자신감에 찬 생각 때문이었다. 그 이후로 혈압에 신경을 쓰고 노력을 기울였다. 운동과 식습관 변화다. 라면, 햄버거, 소시지 등 가공식품은 일체 끊었다. 그리고 매일 아침 당근. 사과. 아로니아. 케일. 토마토 등과 함께 갈아 마시는 비트는 두달이 지났다. 나는 비트 덕이라 여기고 있다. 아내 혈압도.. 2020. 5. 28.
1951년 生 1951년생 토끼띠. 6.25 전쟁의 와중에 태어났기에 어려운 세대로 여겨진다. 그러나 우리들은 정작 그 어려웠던 시절에 관해서 잘 모른다. 물론 어릴 적 얘기는 여기저기서 들은 적은 있다. 하지만 그런 얘기들은 추억이라는 스크린으로 다소 포장된 것들이기에 생각하기 나름인데, 나로서는 그 시절이 그저 몽롱하게 느껴질 뿐이다. 대구 대봉동이라는 곳에서 태어났는데, 몇 가지 기억은 있다. 먼지 자욱한 신작로 한 켠에 서 있던 미군 지프에서 키 큰 미군이 내려 나를 들어 올린다. 겁에 질린 나에게 그 미군은 파안대소하며 초콜릿을 안겨준다. 무지 더웠던 한 여름, 방천이라는 냇가 평상에 또래들끼리 모여앉아 썩은 사과를 다퉈가며 먹고 있다. 남겨진 그 시절의 한 흑백사진에는 휴가를 나왔는지, 군복 차림의 아버지가.. 2020. 5. 28.
걱 정 걱정 없는 사람이 있을까. 걱정을 달고 사는 게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일 수도 있다. 그러니 걱정은 말하자면 인간 생활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좀 과하게 말해 사람은 걱정의 산물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렇듯 사람과 걱정은 불가분의 관계지만, 걱정을 자신으로부터 드러내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럼으로써 걱정에 대한 상대방의 인식이 저마다 달라진다. 나로서는 큰 걱정거리인데 그게 다른 사람에게는 하찮은 일일 수도 있는 것이고 그 반대로의 처지도 생긴다. 그러니 사람들 저마다의 걱정거리는 그들마다의 견지에 따른 것이라는 게 걱정의 수준과 관련한 정답이 아닐까 싶다. 그런 걱정을 해소하는 방식도 저마다들 다르다. 걱정거리를 오픈시켜 다른 사람들과 터놓고 얘기하면서 그 해결방안을 궁리할 수도 있을 것이고, 남에.. 2020. 5.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