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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그막에 다시 본 '覇王別姬' 며칠 전 대한극장에서 본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영화는 보기 전에 대개 선입관이라는 게 있다. 대충의 스토리라든가 그에 따른 관점을 갖고 영화를 본다. '패왕별회'는 1993년에 봤으니, 그 선입관이 더 강했다. 그런데 그 때 본 것으로 가졌던 그 선입관이 많이 빗나갔다. 1993년에는 무척 재미있게 봤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 영화가 중국 전통의 '경극(京劇)'을 배경으로 동성애에 따른 주인공들의 사랑과 배신에 얽혀진 갈등과 고뇌가 주제일 것이라는 선입관이었는데 어제 보니 그렇지가 않았다. 물론 동성애도 드문드문 느껴졌으나, 예전에 봤을 때 처럼 그렇게 강렬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보다는 차라리 중국의 지난한 근. 현대사를 거쳐오면서 수난 속에 그 명맥을 이어 온 .. 2020. 5. 18.
'I'm Spain' by D. Haycock - 스페인內戰 참전지식인들의 의지와 좌절 'I'm Spain.' 책 제목이 좀 밋밋하다. '나는 스페인이다'로 해석하기가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나 아무튼 'I Am Spain'은 스페인 내전에 참전한 조지 오웰 등 당대 유명 지식인들의 기록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 그들의 개인적인 편지와 일기, 그리고 회고록 등을 통해 이 책은 그들이 참전당시 느낀 흥분과 전율, 그리고 그들의 의지와 좌절 등을 담고 있는데, 이런 형식으로 그들이 스페인내전에서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곳에 있었고, 어떻게 싸웠는지를 기록한 책은 처음이다. ​ 3년에 걸친 스페인 내전은 2차 세계대전의 전초전격인 국제 전쟁이다. 프랑코 장군의 파시즘 군부세력을 돕기 위해 독일과 이탈리아가 지원을 하고, 좌파인 인민전선정부를 지원키 위해 스탈린의 소련이 참전함으로써, 그 규모와 이.. 2020. 5. 18.
陵谷 하늘의 '렌즈 구름(Lenticular Cloud)' 새벽부터 내린 비가 멎었다. 하늘엔 먹구름이다. 근처 밭 길 산책로를 걷다가 멀리 하늘을 보았다. 순간 뭔가 뇌리를 스친다. 아, 저 거 유에프오(UFO) 아닌가. 미명의 흐린 하늘의 구름이 흡사 외계인이 탔음직한 UFO 형상 같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저게 바로 '렌즈 구름(Leticular Cloud)'이라는 것인가. 렌즈 구름이라는 것은 볼록렌즈를 하나 혹은 여러 개 합쳐 놓은 듯한 모양의 구름이다. 마치 마치 UFO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형태다. 서방국가들에 렌즈구름이 나타나면 종종 외신에 보도가 되는데, 이를 접한 사람들은 "신기하다.", " 저 안에 외계인 있을 것 같아" " 만져보고 싶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구름이 바람 등 일기의 변화로 만들어내는 오묘한 형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2020. 5. 17.
동네 꼬마 형제 이른 아침, 동네 산책에 나선 길이다. 집 뒤편 대장동 동네는 아직 그린벨트로 묶여있는 곳이 많아 논밭들도 있고 나무들이 있어 나름 옛 농촌의 풍경을 어느 정도는 간직하고 있다. 대곡 역이 광역화되면서 역세권 개발에 따른 그린벨트 해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하니, 이 지역의 이런 풍경도 조만간 사라질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있다. 그래서 자주 이 동네 길을 걷곤 한다. 동네는 시골 정경이지만, 곳곳에 전원주택과 소규모 공장들과 가계들도 더러 있다. 바라크 건물들로 다닥다닥 이뤄진 조그만 골목으로 들어섰더니, 저만치 앞에 웬 꼬마 둘이 의자에 딱 붙어 앉아 있다. 이른 아침부터 무슨 놀이를 하는 것은 아닐 것인데 하는 생각을 하며 지나치다가 하도 다정스럽게 앉았길래 돌아서 다가갔다. 그리고 뒤에서 살며시 찍은 .. 2020. 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