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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6일 요즘 비를 잘 맞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대학로에 점심하러 나갔다가 집으로 오는 길에 비 좀 맞았습니다. 대학로 전철 역에서 한 두어 방울 떨어지던 비가 대곡 역에 내리니 좀 세게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치기를 기다릴 수도 없고 비를 피할 곳도 없어 그냥 맞고 걸었는데, 마침 며칠 전 새벽 산책 길에 흠뻑 맞고 걸었던 그 길 위에서 입니다. 비를 맞고 걸으면서 내가 요즘 '레인 맨(rain man)'이 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모처럼 맛있는 순대국밥 집을 찾았습니다. 오늘 점심모임을 친.. 2020. 5. 26.
내 아버지의 노래 '울고싶은 마음' 아버지 생전에 흥흥거리며 즐겨 부르는 노래가 몇 있었다. 아버지, 어릴 적 조실부모하시고 자수성가를 위해 일찍 고향을 떠나서일까, 모다 고향을 그리는 노래였던 것 같다. 하나는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로 시작되는 '꿈에 본 내 고향'이라는 노래였고, 또 하나는 '흘러가는 구름과 떠도는...'으로 시작되는 어떤 노래였다. 옛날 마산 집에 미제 제니스 전축이 있었는데, 어쩌다 한번씩 거기다 양판을 걸어놓고 당신 혼자 흥얼거리시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내 귀에 익은 노래다. 앞의 '꿈에 본 내 고향' 노래는 익히 많이 알려진 노래다. 그러나 뒤의 노래는 잘 알려지지 않은 노래다. 제목도 모르겠고, 누가 불렀는지도 모른다. 이즈음 나도 한번씩 나도 모르게 그 노래의 멜로디를 흥얼거릴.. 2020. 5. 26.
방아잎 된장찌게 오늘 아침처럼 꾸무적하고 비라도 올 듯한 날, 밥상 국물거리로 된장찌게 만한 게 있을까 싶다. 대파와 양파, 호박과 감자를 듬성듬성 썰어넣어 된장을 되직하게 풀어 끓인 된장찌게는, 끓는 소리와 냄새 만으로도 마음과 속이 풍성해진다. 여기에 특별한 그 무엇을 하나 추가한다. 방아잎이다. 마누라는 또 그 것 넣는다고 한 소리다. 방아를 서울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남도 마산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어릴 적부터 많이 먹어 입에 익숙해진 맛깔스런 조미와 香辛의 잎이 아니던가. 장어국하면 생각나는 게 방아잎이고, 방아 안 들어간 장어국은 생각할 수도 없다. 또 정구지전 - 서울서는 부추전이라고 하는 - 에 청양고추와 함께 넣으면 그 맛이 확 달라진다. 추어탕도 마찬가지다. 방아잎을 넣어야 특유의 제 맛이 난다고들 .. 2020. 5. 26.
'모차르트(Mozart)' 예전 인사동 시절, 잘 다니던 와인 집이 있었다. 수도약국 못미쳐 골목 안으로, 지금은 가나아트 화랑으로 뚤려진 골목 막다른 곳에 있던 집이다. 이 집은 모차르트로 꽤 유명한 주점이었다. 으슥해진 밤, 골목 길로 들어서면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이 흘러 나왔다. 우리들은 그 집 주인 아주머니를 '모차르트의 모차르트'라 불리워지는 클라라 하스킬로 불렀다. 깡마른 체구가 우선 닮은 데다 음악을 포함한 모차르트에 대한 모든 지식이 풍부했다. 우리들이 밤이 이슥해 그 집을 가는 것은 물론 와인을 마시기도 한 것이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모차르트를 듣기 위한 것이었다. 한 잔의 와인을 놓고 모차르트를 들으면서 우리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느낌들이었겠지만, 한 가지 일치하는 것은 있었다. 그것은 모차르트의 '천재성'이었.. 2020. 5. 26.
W.A. Mozart "Abendempfindung an Laura" K.523 - Arleen Auger "Abendempfindung an Laura" ​ 모짜르트의 가곡으로 작품번호 K. 523입니다. 독일어 제목이 좀 어렵지요. 우리 말로 의역하자면 ’로라에게 황혼의 느낌을’이란 제목입니다. 인생의 죽음을 황혼에 비유하면서 그것을 슬퍼해 흘리는 눈물을 가장 아름다운 진주로 묘사하고 있는 노래입니다.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부터 바빴습니다. 별 하는 일도 없이 그랬으니 그저 마음만 바빴다는 게 맞는 말일 것 같습니다. 전화만 십여 통 주고받았지만, 별로 풀려진 일도 없습니다. 그런 와중에 이 노래가 왜 갑자기 생각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워낙 아름답고 유명한 모짜르트의 가곡이라 엘리자베스 슈윌츠코프, 바버라 보니 등 여러 소프라노들이 불렀습니다. 그 중에서도 나는 알린 오거(Arleen Auger)의 .. 2020. 5. 25.
지리산 경호江 마을의 ‘할머니 어탕국수’ 좀 이른 아침에 원지에 다 달았다. 전날 운리-덕산 둘레길을 걸은 후 마신 술 때문에 우리들은 속이 더부룩했고, 어디 해장국 파는 식당이 없는가고 주변을 돌다가 원지에서 내린 것이다. 그간 많이 온 원지지만, 이렇게 어떤 목적을 갖고 내린 것은 처음이다. 지리산 마을인 원지는 중산리 코스로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려면 반드시 거쳐 가야 하는 곳이다. 그러니 대부분 지리산 때문에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에겐 여기가 어딘지도 잘 모른 채 그저 스쳐 지나가는 곳쯤으로 아는 곳이 바로 원지다. 마침 차를 댄 곳 앞에 허름한 식당이 있었다. 간판은 ‘어탕국수’를 파는 집이다. 바닷가를 고향으로 둔 사람들은 민물고기에 익숙하지 못하다. 그러니 민물고기를 고아 국수를 말은 어탕국수가 눈에 찰 리가 없다. 그런데 이른 아침이.. 2020. 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