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602 강원도 고성 바닷가의 이상한 사진 한 장 작년 오늘, 그러니까 2023년 9월 3일 강원도 고성 바닷가 해변이다. 이날 고성에 정착해 살고있는 한 중학교 친구의 초청으로 여러 중학동기생들과 함께 놀러간 곳이다. 이날 해변에서 몇 친구들은 수영을 했다. 그러면서 텐트도 치고 물장구도 치고 그러고 놀길래 그 몇 장면들을 내가 스마트폰으로 찍었다. 오늘 한 SNS에서 작년 오늘을 상기시켜 주길래 그 때를 생각하며 사진들을 보고있는데, 이 사진이 이상한 형상으로 눈에 들어왔다. 하늘에 뭔가 떠 있는 것이다. 이 사진을 작년에 찍었을 때는 보지 못했던 게 오늘 눈에 들어온 것이다. 저 게 뭘까? 어찌보면 실내에서 찍을 적에 유리창에 반사된 불빛 같기도 하다. 그런데 저 사진을 포함해 몇몇 사진들은 분명 밖에서 해변을 향해 찍은 것으로 기억한다. 내 기억.. 2024. 9. 3. 부산, 1950년 1950년 6.25동란 중의 임시수도였던 부산의 한 거리 풍경. 젊고 아리따운 아낙네가 꽃인지, 푸성귀인지 모를 그 무엇을 한 광주리 머리에 인 채 잰 걸음으로 가고 있고, 어린 슈사인보이가 구두닦이 통을 들고 생각에 잠긴 채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어쩐지 대조적이다. 둘이 앞에서 걸어가고 있는 건물의 이름이 보인다. ‘Hotel Mijin.’ ’미진호텔‘인데, 동란 중의 호텔이었다면 아마도 미군 장교들의 숙소였을 것이다. 이게 지금 남포동에 있는, 꽤 오래 된 ’미진모텔‘의 전신인지는 모르겠다. (Photo from group ‘The Korean War’s Chosin Reservoir’ on Facebook) #부산미진호텔 2024. 9. 2. 도서관에서 0… 어제 오후, 쓰고있는 글의 한 단락을 마무리짓고는 기분이 말끔해지면서 날아갈듯 좋았다. 앓고있던 이가 빠진 시원한 기분이었다. 오늘 도서관에서 프린팅을 했다. 프린팅을 하면서 눈에 들어오는 원고를 일부러 피했다. 어쩌다 눈에 밟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서다. 그러나 그여코 밟고 말았다. 어제 글을 마무리했을 때, 그 느낌의 글이 아니었다. 눈에 들어온 김에 주-욱 읽어내려 갔다. 아, 무슨 글이 이런가. 다시 새로 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은 쓰고나서 볼 때 다르고, 그것을 프린팅 했을 때 또 다르고, 그것을 책으로 만들었을 때 또 다르다. 그러니 끝이 없다. 무의미한 徒勞? 시지프스가 따로 없다. 0… 오늘 점심 먹고 도서관 휴게실 의자에 잠시 앉으려는데, 카드지갑이 의자에 놓여져 있었다. 누.. 2024. 9. 2. <로동신문>과의 인연, 혹은 악연 1970, 80년대 폐쇄적인 북한을, 일방적인 선전도구일 망정 북한의 대외적인 측면에서 그나마 들여다 볼 수 있는 창구는 로동당에서 발행하는 기관지 이었다. 나는 이 신문을 1976년 대학에 복학해 졸업논문을 쓰면서 처음 보았다. 그 때는, 지금은 안 그렇겠지만, 이 신문을 보기가 엄청 까다로웠다. 나는 그 때 국토통일원에 가서 몇몇 과정을 거쳐 이 신문을 접했는데, 을 보면서 느낀 첫 인상은 당혹감이었다. 폐쇄적인 북한에서 발행되는 신문이라는 선입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신문이니까 최소한 일반적인 관점에서 공유되는 기본 프레임은 갖추고 있는 줄 알았지만, 처음 접한 은 이런 나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신문이 아니라, 선전삐라 같은 것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김일성 사상이나 당의 강령을 주입시키기 .. 2024. 8. 31. 폭염, 그 여름의 끝자락 사진에 대한 욕구는 그런대로 아직 남아있다. 그러나 쉽지가 않다. 집 거실 테이블 잘 보이는 곳에 놓여진 카메라들을 거의 매일 그런 마음으로 보고 만져본다. 그 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오늘 오후 국회도서관을 나오면서 지나는 정원 길에 문득 배롱꽃이 눈에 들어왔다. 폭염의 그 여름이 떠나가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애써 가져보는, 그 심중으로 바라보는 배롱꽃, 배시시하다는 느낌이 뜬금없이 들었다. 그래서 스마트폰으로 찍어 보았다. 그리고 그 아래, 마즈막 발산하는듯한 폭염속 강렬한 태양을 피해 숲속에 앉아있는 한 노인의 모습에서도 끝물 여름의 흔적이 어른거리길래 얼른 찍어 보았다. #폭염여름의끝 2024. 8. 30. <어머니 나무를 찾아서(Finding the Mother Tree)> … 나무들은 이내 놀라운 비밀을 드러냈다. 나는 나무들이 땅속 경로체계로 연결되어 거미줄처럼 얽힌 채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나무들은 땅속 경로를 매개로 더는 부인할 수 없는, 예로부터 내려온 복잡함과 지혜를 감지하고, 인연을 맺고, 상호작용을 한다. 실험을 수백 번 했고 한 가지 발견은 다음 발견으로 이어졌다. 과학 탐구 과정에서 나는 나무와 나무 사이의 의사소통과 숲이라는 사회를 만들어내는 관계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냈다…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무들은 나에게 그들이 얼마나 민감하며 잘 반응하는지, 그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으며 대화하는지 보여 주었다. 조상에게 물려받은 일 때문에 숲과의 인연이 시작되었고 그 후에도 숲은 어릴 적 살던 집이 있던 곳, 위안을 주는 곳, 캐나.. 2024. 8. 29.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26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