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592 '疾止(병이 낫다)' 不有疾痛苦 誰識平居樂 鷄聲與晨光 莫非娛耳目 (질병의 고통이 없다면 평소의 낙을 어찌 알겠나 닭 소리 그리고 새벽빛까지 이목에 즐겁지 않음이 없구나) 孤山 윤선도가 병이 나서 은진에 머물다, 쾌차해 지은 시로, 題하여 '疾止(병이 낫다)'이다. 문득 부러운 생각이 든다. 육신의 병이 저렇듯 씻기듯 났는다면 얼마나 개운하고 좋을까. 더불어 마음의 근심 또한 사라지면 얼마나 개운할까. 하루하루 살아가기에 저마다들 몸도 마음도 지쳐간다. 疾止는 아닐지언정 한바탕 시원한 비라도 퍼부어줬으면 좋겠다. 2020. 7. 18. 笑矣三角山...(우습구나 삼각산아...) 笑矣三角山 舊主今安在 頃者遇强盜 往在江華島 (우습구나 삼각산아 옛 임금은 지금 어디 있나 지난번에 강도 만나 강화도에 가 있다네) 인조반정 후 내우외환으로 민심이 흉흉해지면서 광해군을 내쫓고 왕위와 권력을 거머쥔 인조와 반정공신들을 두고 ‘강도’라는 말들이 시중에 회자되고 있었다. 조선팔도에서는 각종 반역과 역모사건도 그치지 않았다. 1629년 11월에는 함경도에서 梁景鴻이라는 사람이 반란을 모의한다. 그 때 양경홍은 이 글을 지어 일당과 함께 노래로 불렀다 한다. 강도들이 설쳐대는 시대는 예나 지금이나 똑 같다. 나라와 백성이 강도들 틈에서 신음하고 있는 것도 예나 지금이나 똑 같다. 강화도가 아닌 구치소에 갇혀있는 박근혜도 강도들을 떠올리며 치를 떨고있을 것이다. 온통 강도들의 나라다. 청와대.. 2020. 7. 18. '여인의 머리(Head of A Woman)'(1926) - Pablo Picasso '여인의 머리(Head of A Woman)' 파블로 피카소의 1926년 작품(pen and chalk on paper) 92년 생애 동안 수 많은 회화와 조각, 삽화, 드로잉 작품을 남긴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는 특히 '여인의 머리(Head of a Woman)'라는 타이틀로 많은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는 입체주의(Cubist)에 입각한 조각과 회화와 드로잉 작품이 많이 포함되는데, 피카소의 'Head of a Woman' 작품들은 한결같이 그가 생전에 사랑했던 여인을 모델로 삼은 것이라는 특징이 있지요. 그냥 한 여인의 얼굴을 특성을 살려 그린 것인데 굳이 타이틀에 'head'를 넣은 것은 큐비즘(Cubism)의 입체파적인 특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2020. 7. 18. 7월 16일 한 며칠 외출이 잦다. 14일은 광화문, 어제는 강동. 외출이 잦다는 것은 술과도 연관이 있다는 얘기다. 어제는 강동 사는 친구들과 감자탕으로 점심을 하면서 낮술 한잔을 했다. 중학교 동기들인데, 한 친구의 술 마시는 태도가 흥미(?)롭다. 술 잘 못 마신다고 연신 그런다. 그러면서도 홀짝 홀짝거리는 게 장난이 아니다. 지난 번 만났을 때도 그랬다. 잘 못 마신다면서도 술이 떨어지면 계속 시켰다. 어제도 또 그러길래 결국 내가 한 소리 했고, 하 교수도 제지하는 바람에 술판을 그쳤다. 그래도 소주 5병이다. 커피 집에 가서도 또 술 얘기다. 강동역에서 겨우 달래 헤어졌다. 낮술에 취해 집으로 오는 길은 황혼녘이었는데, 지는 해와 노을이 유난히 바알간 빛으로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오늘 또 점심 약속이 있.. 2020. 7. 17. 白石의 번역문학 “비가 후두둑 거렸다. 돈강에서는 벌써 땅거미 들 때 연속되는 자지러진 소리를 내면서 얼음이 우적거리더니… 희퍼리스레한 하늘을 해가 헤엄쳐 가고… 별이 아니라 파라스름 하면서도 노란 빛깔의 올찬, 알지 못할 열매가 잎사귀 줄기에 달려있는 것 같이 뵈었다.” 러시아 문호 미하일 솔로호프의 『고요한 돈강』에 나오는 대목이다. 러시아어로 된 원문은 읽어보지 못해 모르겠으나, 소설 속 돈강의 분위기를 이토록 생동감 있는 감각으로 표현해낸 번역문이 어디에 또 있을까 싶다. 반세기도 훨씬 전에 쓴 글이지만, 지금 읽어봐도 어디 한 구석 후지고 어색한 데가 느껴지지 않는 글 아닌가. 바로 천재시인으로 일컬어지는 백석(1912~1996)이 번역한 글이다. 백석은 탁월한 시어, 특히 맛깔스런 토속어를 구사하는 어휘와 주.. 2020. 7. 17. '노숙 母子 (Homeless)' (1890) '노숙자(Homeless)' 영국 출신의 인물 전문 화가인 토머스 케닝턴(Thomas B. Kennington, 1856-1916)의 1890년 작품(Oil on Canvas).토머스 케닝턴은 화가이면서 사회현실주의자로, 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리얼리티가 가미된 표현으로 그린 그림들이 많다. '노숙자' 이 그림도 그의 이런 작품들 가운데 하나이며, 대표작으로 '고아(Orphans)' 그림이 꼽혀진다. 험한 노숙생활을 하다 아파 쓰러져가는 아들과 그 아들을 품에 안고있는 어머니의 모습, 그리고 그들 옆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보따리가 처연하다.(courtesy of 'The Golden Age Painting & Illustration: 1850-1950' on Facebook) 2020. 7. 16. 이전 1 ··· 235 236 237 238 239 240 241 ··· 2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