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578 옛날 카메라에 '생명'을 불어넣다 한 때 사진기 수리 기술자를 꿈꾼 적이 있다. 1998년 회사를 그만 두고 먹고 살 궁리 끝에 엉뚱하게도 옛날 카메라에 빠져들면서다. 매일 만져보고 들여다 보는 게 옛날 카메라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옛날 사진기라는 것이 말 그대로 오래 된 물건이다 보니 고장도 잦을 뿐더러 정기적으로 손질을 해 줘야 그 수명이 유지될 수 있고, 또 팔더라도 제 값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옛날 카메라, 좀 고상한 말로 클래식 카메라(classical camera)는 대부분이 독일제다. 그 중에서도 원조로 꼽으면서 제일 귀하게 취급되는 것이 바로 라이카(Leica)다. 라이카의 메카니즘은 독일 기계기술의 진수를 보여준다. 어떤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그 정밀함과 기계적 정확성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모습도 앙증맞.. 2020. 6. 20. 나의 智異山 몸이 나아지면 지리산으로 갈 것이다. 원지에 내려 단성 땅 운리로 간다. 해질 녘이면 좋겠다. 단속사 절 터 오누이 3층 석탑을 볼 것이다. 나의 지리산에 대한 초례(初禮}는 그 석탑이다. 지리산을 품에 안아 보낸 천년이다. 지리산 천년의 내음은 그리움이다. 품어도 품어도 갈증처럼 더해가는 그리움이다. 내가 그린 지리산도 그 안에 있다. 웅석봉으로 오를 것이다. 봄을 기다리는 히어리꽃 나뭇 잎이 한층 짙어져 있을까. 히어리는 추억이다. 지리산 이른 봄의 추억이다. 산 꼭대기 그 아저씨는 아직도 있을까. 산 지키고 불 지키는 그 아저씨는 곰을 닮았다. 그 말에 곰처럼 웃었다. 검수레한 얼골에 허연 이빨까지. 내려오는 길, 옥수 흐르는 계곡에 철퍼덕 엎드린다. 물을 먹는다. 곰 처럼. 추성동엘 갈 것이다. .. 2020. 6. 20. 애드센스(adsense) 승인 "사이트에서 광고를 게재할 수 있습니다." 오늘 구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애드센스(adsense) 광고 게재 승인이 났다는 것입니다. 남들 하기에 나도 따라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됐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열 번, 심지어는 스무 번 씩 해도 빠꾸 당하고 당한다고 하는데, 나는 두 번 만입니다. 그 이유는 알 수가 없습니다. 빠꾸 당하는 사람들 얘기로는 코로나로 인해 그렇다고 하고 또는 블로그 콘텐츠 때문이라는 등 사연이 각양각색인데, 나는 한 번, 코로나로 인한 사정 때문이라는 연락을 받은 후 딱 10일 만에 통과된 것입니다. 승인이 났다지만, 그 다음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고 난감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는 하라는대로 하니 되기는 되더라만은요 그 내용이나 따라하기가 내 수준으로서는 결코 쉬.. 2020. 6. 19. 릴리안 러셀(Lillian Russel)in 1889 1889년 미국의 사진작가인 윌리엄 멕켄지 모리슨(William Meckenze Morrison)이 찍은, 19세기 후반 미국의 유명한 배우이자 가수인 릴리안 러셀(Lillian Russel)이 호랑이 가죽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의 사진입니다. 100년이 훨씬 넘은 사진이지요. 호랑이 가죽을 깔고앉은 그녀의 모습에서 당대를 휘젓든 러셀의 카리스마가 느껴집니다. 러셀(1860-1922)은 자신이 개발한 독특한 패션의 복장으로 유명세를 더했습니다. '릴리언 러셀 코스튬(Lillian Russel Costume)'이라는 것인데, 커다란 깃털장식이 달린 모자를 썼으며, 풍성한 가슴을 부드럽게 싸고 가는 허리를 강조하면서 단을 질질 끄는 가운 스타일이었습니다. (photo from www.shorpy.com) 2020. 6. 19. 호수공원 '산신령' 소설 쓰는 김훈은 일산에 산다. 오늘 우연히 서재 한 켠에 놓여진 김훈의 산문집이 눈에 들어왔다. 제목이 '연필로 쓰기'인데, 작년에 나온 것으로 나와있다. 서재에 있는 것으로 미뤄 이 책을 분명히 봤을 것이다. 그런데 기억이 애매하다. 책 제목이 생경한 것도 그렇다. 어쨌든 연필이 주는 간결한 느낌의 제목이 새롭게 와닿아 가벼운 마음으로 펼쳐보니 어라, 첫 글이 '호수공원의 산신령'이다. 일산사는 자신이 말하자면 호수공원을 오래 봐 왔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쓴 글 같은데, 언듯 읽어보니 과연 그랬다. 첫 글이 호수공원이라는 게 우선 나로서는 반갑다. 나 또한 20년 넘게 일산 인근에 살면서 마실 다니듯 호수공원을 끼고 살았는데, 김훈도 나와 비슷하다는 점에서다. 물론 김훈을 호수공원에서 몇 차례 마주친 .. 2020. 6. 19. 일산의 이자카야 '핫또리야로' 어제 저녁 다시 가본 일산의 이자카야 '핫또리야로.' 작년 4월 처음 가본 후 1년 여 만인데, 후배인 배 사장과 선배 세 분과의 저녁모임을 그 집으로 잡은 것이다. 다시 한번 느껴보는 것이지만, 이 집은 일본 이자카야를 일산에 그대로 옮겨놓았다고나 할까, 오붓한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음식점이다. '오마카세'라는 코스 요리에 이 집 요리의 거의 모든 게 담겨있는 것 같았다. 생선회와 구이, 튀김, 그리고 탕 등이다. 생선회는 셋이 먹기에 푸짐했는데, 매실을 절인 우메보시와 함께 먹는 생선회 맛이 이색적이면서 내 입에는 딱 맞았다. 우럭구이도 푸짐한 맛이어서 좋았다. 서비스 안주가 과장을 좀 보태 쉴 새없이 나와 좀 미안할 정도였다. 맛 있게 먹어주는 수밖에 없었다. 그 가운데 아귀 간은 입에서 살살 녹았.. 2020. 6. 18. 이전 1 ··· 243 244 245 246 247 248 249 ··· 2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