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photo story
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577

전철에서 책읽는 아주머니 3호선 전철 안에서 두터운 영어 원서를 읽고있는 어떤 아주머니. 밑줄까지 쳐가며 열심히 읽고있다. 나는 저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해 거의 미칠 지경이었다. 내리는 불광 역이 다가오면서 결국 다가가 물어 보았다. 아주머니는 표지를 보여주며 친절히 말했다. 유발 하라리의 'Sapiens.' 구해서 읽어봐야 겠다. ​ 2020. 6. 4.
'자살예측시스템'이라는 것 "사람은 편안하게 살 집을 고르듯이 이 세상을 떠날 방법을 고를 수도 있는 권리가 있다." 기원전 1세기경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Lucius Annacus Seneca)는 자살에 대한 인간의 권리를 이런 말로 두둔하고 있다. 그러나 자기의 목숨을 스스로 끊는 자살은 죄악이다. 종교적으로는 두 말 할 나위 없다. 상식적으로도 자신의 생명이지만, 그 것을 스스로 해한다는 것은 살인의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자살은 인간역사 이래로 쉼 없이 줄곧 이어져오고 있다. 자살을 하는 동기와 이유는 당사자가 제일 잘 알고 있다. 그 것을 3자의 입장에서 유추해 볼 수는 있겠지만, 그 맘속에 들어가 보지 않는 이상 유추는 유추에 그칠 뿐이다. 지난 1960년대 말, 세계보건기구(WHO)의 재미난 통계가 있다. 자살방.. 2020. 6. 4.
故 홍은혜 여사와 馬山, 그리고 '무궁화와 사쿠라' 고향 마산에 관한 책, '그곳에 마산이 있었다'를 펴낸 게 2016년 11월이니 4년이 다 돼간다. 책 내는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선배와 같이 썼다는 공저 자체부터가 그랬다. 어떤 좋지않은 의도가 개입됐다는 의구심이 있었다. 그 의도 때문에 글 내용도 일부 수정되고, 아무튼 글을 쓴 처지에서는 그렇게 기분좋은 느낌이 들지 않은 책이었다. 그래서일까,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쓴 책이지만 그 책을 까먹고 있었다. 그런데 이즈음 그 책과 관련해 이런 저런 분들이 연락을 많이 해 오는 바람에 그 책을 한번 씩 펼쳐보곤 한다. 책의 글 내용과 관계되는 분들이다. 가족사를 들첬다고 항의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모르는 사실을 알게해 줬다며 고맙다는 분도 계셨다. 나는 그 또한 그저 그러려니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 2020. 6. 4.
다시 본 '작전명 발퀴리(Operation Valkyrie)' 어제 낮 TV에서 이 영화를 다시 틀어주고 있었다. '작전명 발퀴리(Operation Valkyrie).' 히틀러의 암살미수 실화를 바탕으로 한 2009년 영화로, 나는 지금껏 이 영화를 세 번 봤는데 어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나라 돌아가는 꼴도 그렇고 허수아비 군대로 전락해가는 우리 軍 꼴도 그렇고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는 중에도 내내 마음이 편치 못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은 나라에 충성하는 용감한 군인이었다. 암살 작전에 실패한 슈타우펜베르크의 마지막 총살 장면을 보면서는, 우리 軍에도 저런 의연하고도 강직한 군인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발퀴리 작전’을 주도한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을 떠 올리면 겹쳐지는 인물이 있었다. ‘사막전의 영웅’.. 2020. 6. 3.
크로포트킨(Kropotkin)의 모스크바 "... 파리로 치면 생제르망에 해당되는 스타라야 코뉴세나야는 적어도 외견상으로는 조용하고 평화스럽게 보였다. 아침나절에는 아무도 거리에 나타나지 않았고, 한낮이 되어서야 아이들이 프랑스인 가정교사나 독일인 보모를 따라 눈쌓인 가로수 길로 산책을 나오곤 했다. 오후가 되면 부인들이 두 마리의 개가 끄는 썰매를 타고 - 설매 위에는 하인 한명이 좁은 판지 위에 올라선 채 - 외출하는 것이 보인다. 혹은 부인들이 커다란 활모양의 스프링이 달린 구식 四頭마차를 타고 앞에는 한명의 마부, 뒤에는 두명의 하인을 데리고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밤이 되면 집들은 불빛이 휘황찬란했고 창문도 닫지 않았기 때문에 응접실에서 카드놀이를 하거나 왈츠를 추고있는 모습이 길가에서도 보였다." (표토르 크로포트킨) 러시아 혁명에.. 2020. 6. 3.
追憶의 사진 한 장 어느 책 갈피에서 이 사진이 나왔다. 1993년 11월의 어느 날이다. 김영삼 대통령 첫 방미 때 수행해 김종환 워싱턴 특파원과 함께 백악관에서 찍은 사진이다. 한. 미정상회담 후였을 것이다. 사진 뒤에 동아일보 김영만 선배가 찍어 준 것으로 적혀있다. 이 사진을 찍은 후 워싱턴 시내 한인식당에서 소주를 마셨을 것이다. 소주를 공개적으로 팔 수가 없으니까 흰 종이로 감싼 주전자에 담아 몰래 마셨다. 그날 밤 취한 상태에서 호텔로 들어가 기사를 썼다. 그러다 잠이 들었다. 새벽에 눈을 떴을 때, 아이구 싶었다. 노트북은 켜져있는 상태였는데, 기사를 송고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기사를 보내지 않았다면 덩연히 징계감이다. 급하고 안타까운 심정으로 노트북을 살펴보니 어라, 기사는 보낸 것으로.. 2020. 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