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aste' 카테고리의 글 목록 (13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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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taste86

밥맛, 입맛 밥맛과 입맛, 이 둘이 따로 따로 노는 것인가가 헷갈린다. 밥맛이 입맛이요, 입맛이 밥맛 아닌가. 그렇게 여기고 지금껏 살아왔는데, 근자에 이 둘에 차이가 있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말하자면 밥맛은 밥을 포함해 반찬 등의 맛이라는 것이고, 입맛이란, 몸의 기질적인 상태에 따른 음식의 맛이 아닐까하는 것인데, 이는 엉뚱할 수도 있는, 순전히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러니 밥맛이 없다는 것은 밥이나 반찬이 입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고, 입맛이 없다든가 떨어진다는 것은, 몸이 질환이라든가 계절의 변화로 음식의 맛을 잃게되는 경우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나의 경우 언제부터인가 이 두 가지 맛이 변하면서 없어져가는 것을 느낀다. 이 두 가지에 하나 더 보태고 싶은 것은 술맛이다. 술도 덩달아 그.. 2020. 7. 9.
양수리 장마비 속의 好事 양수리 두물머리 연꽃을 보러가기로 해 나선 길이다. 친구들은 내외로 오고 나는 혼자다. 연꽃을 보러간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꽃 안 좋아하는 사람 어디 있겠냐만은, 나이에 맞춰볼 때 좀 생뚱맞다. 새삼 꽃을 그리워하며 다가 갈 나이도 아닌데, 비 내리는 장마철에 연꽃 구경이라니 가당찮은 짓이라 해도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우리들이 월요일 아침 비를 맞으며 길을 달려 양수리 두물머리로 가기로 한 것은 분명 연꽃을 보러가기 위한 것이지만 또 다른 목적이 있었다. 몇 날을 벼려 기다려 온, 뭘 먹기 위한 것이다. 두물머리 인근 강가에 갤러리를 겸한 카페를 하고있는 친구도 오랜만에 볼 것이고 그렇게 해서 같이들 맛 있게 먹을 것인데, 그 먹 거리는 다름아닌 장어국이다. 친구 아내 중에 진해 분이 계신다. .. 2020. 7. 3.
소주보다 갈비탕 오늘 광화문에서 선배를 만나 점심을 먹다가 한 소리(?) 들었다. 갈비탕을 주문하며 호기롭게 소주 한병! 했다가 그랬다. 웬 낮술? 이런 핀잔아닌 핀잔(?)이었다. 그래서 마시질 않았다. 경복궁 역 앞에서 헤어질 무렵에 그런다. 며칠 후 저녁답에 고기 구워 먹으며 한잔하자. 선배가 이 말을 하기 전 나는 갈비탕에 소주 마시질 않은 게 잘했다는 생각을 이미 하고 있었다. 벌건 대낮에 소주는 무슨 소주. 가당찮은 짓이지 않은가. 마음이 좀 들떠 있었다. 그게 문제였다. 들뜰만한 이유는 분명 있었다. 그걸 좀 부풀려 얘기를 하다 내가 좀 오버하면서 각중에 술이 당긴 것이다. ​ 경복궁 역 윗길에서 정부청사 쪽으로 걸어가는 길 코너에 있는 '삼정하누.' 꽤 이름난 맛집인 모양이다. 점심시간 전에 들어가는 바람에.. 2020. 6. 29.
움베르토 에코의 '요리'들 철학자이자 소설가, 기호학자였던 움베르토 에코(1932-2016)의 어떤 책을 읽고 있는데, 예상 외로 그는 요리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대단한 미식가였던 것 같다. 책 부분 부분에 요리에 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19세기 파리에서 가장 명성이 높았던 레스트랑인 '카페 앙글레'에 관한 글도 있다. 이 카페로 말하자면 영화 '바베트의 만찬'에서의 바베트가 이 곳의 세프였다가, 파리 코뮌 때 덴마크로 피신해 한 어촌 마을에서 '카페 앙글레'의 그 유명한 만찬을 베푼 소재이기도 하다. 에코는 '카페 앙글레'의 '세 황제의 만찬' 메뉴를 구체적으로 적고 있다. 이 게 바베트가 준비했던 레시피인지의 여부는 알 수 없는데, 아무튼 한번 소개해 본다. ​ "수프레 알라 렌(왕비식 수플레), 필레 드 솔 알라 베니시엔.. 2020. 6. 26.
일산의 이자카야 '핫또리야로' 어제 저녁 다시 가본 일산의 이자카야 '핫또리야로.' 작년 4월 처음 가본 후 1년 여 만인데, 후배인 배 사장과 선배 세 분과의 저녁모임을 그 집으로 잡은 것이다. 다시 한번 느껴보는 것이지만, 이 집은 일본 이자카야를 일산에 그대로 옮겨놓았다고나 할까, 오붓한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음식점이다. '오마카세'라는 코스 요리에 이 집 요리의 거의 모든 게 담겨있는 것 같았다. 생선회와 구이, 튀김, 그리고 탕 등이다. 생선회는 셋이 먹기에 푸짐했는데, 매실을 절인 우메보시와 함께 먹는 생선회 맛이 이색적이면서 내 입에는 딱 맞았다. 우럭구이도 푸짐한 맛이어서 좋았다. 서비스 안주가 과장을 좀 보태 쉴 새없이 나와 좀 미안할 정도였다. 맛 있게 먹어주는 수밖에 없었다. 그 가운데 아귀 간은 입에서 살살 녹았.. 2020. 6. 18.
서대문 나들이 어제 모처럼의 서울 나들이. 서대문 역 인근의 선배가 하는 음식점에서의 모임 때문이다. 약속시간이 좀 남아 동네를 좀 걸었다. 서소문 아파트. 무척 오래 된 아파트다. 지은지 반세기가 된 아파트다. 70학번으로 서울에 올라왔을 때 이 아파트에서 살뻔 했다. 어떤 연유에서 그랬고 왜 살지 않았는지는 기억이 오락가락한다. 그 때의 새로 지은 이 아파트는 참 이뻤고, 이 아파트 때문에 동네가 번화해져서 괜히 볼 일도 없는데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던 추억이 있다. 지금은 많이 낡았다. 가로지리로 주욱 늘어선 아파트의 모습이 1970년대를 연상시킨다. 일층 상가엔 몇몇 노포들이 있다. 우동집 한 곳은 십수년 전 광화문에서 일할 때 일부러 찾아와 먹던 집이다. 간판도 옛 그대로다. '서대문집.' 선배가 하는 .. 2020. 6.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