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564 어떤 동네 그 동네에 사는 선배와 점심을 먹으러 가는 곳은 된장집이다. 프랜차이즈로 큼직한 그린색 로고가 인상적인 그 집을 몇번 가면서 맛을 붙였다. 느지막한 점심시간이라 가게는 한산했고, 서빙하는 젊은 아가씨 혼자 좀 전의 복작했던 밥상들을 정리하는 중이었다. 우리는 그 집 가면 항상 먹는 우렁된장을 시켰다. 마른 김과 김치찜이 반찬으로 나오는데, 이 두 가지가 입맛을 돋우게 하면서 된장이 끓기도 전에 공기밥 절반을 비우게 한다. 된장이 끓고 맛있게 먹노라니 김과 김치찜이 떨어졌다. "어이, 봐라." 선배가 종업원 아가씨를 부르는 호칭은 항상 이렇다. 내가 듣기에 미안할 정도로 투박하고 고압적이다. 그런데도 아가씨는 항상 공손하다. 보기에 스물을 갓 넘긴, 보조개가 예쁜 종업원 아가씨는 "네!"하며 달려온다. 부.. 2024. 10. 31. 이선관 형 19주기… 세월이 참 빠르다. 선관 형 세상 뜬지 거의 20년이 다 돼가고 있으니. 오늘 페이스북에 뜬 아래 이미지포스팅을 보고 알았다. 마산서 선관 형 19주기를 맞아 형을 기리는 시문학제가 열린다는… 나는 형 가신지 그렇게 긴 세월이 흘렀는지 실감이 되질 않는다. 바로 며칠 전 서울역 앞에서 만났던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그 무렵 형이 돌아가셨다는 얘기들이 마산서 올라오고 있었다. 그 때 형은 60대 초반이었다. 나는 그 얘기들이 하도 갈래 갈래라 설마, 설마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형 몸도 그렇고 하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 한편으로 서글픈 심정이 솟구치고 있었다. 그래서 마산을 한번 내려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 한진고속터미널 쪽 지하도를 건너 서울역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마산에 내려가.. 2024. 10. 26. ‘뽀빠이‘의 모델, 프랭크 록키 피겔(Frank Rocky Figel) 우리나라에서는 이상용 씨가 그의 대명사로 유명해진 ‘뽀빠이(Popeye)’의 원래 모델은 프랭크 ‘록키’ 피겔(Frank ‘Rocky’ Fidel)이라는 미 해군 출신의 은퇴한 선원이었습니다. 1868년 1월 27일 폴란드에서 태어난 그는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하여 1887년 미 해군에 입대했습니다. ‘뽀빠이’ 캐릭터를 창안한 엘지 크리슬러 시거(Elsie Crisler Segar)가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일리노이 주 체스터 시에 있는 비부쉬(Wiebusch)의 선술집에서 청소와 매장내 질서 유지를 위해 일하고 있던 은퇴한 선원이었습니다. 그는 항상 싸움을 일삼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그로 인한 것이었는지 기형적인 눈(팝아이;Pop-eye)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별명이 뽀빠이가 된 것입니.. 2024. 10. 25. ‘옥된장’의 우렁된장전골 나이를 먹으니 이제 먹는 것도 부지불식간에 게걸스러워졌다. 나는 그걸 잘 모르지만, 또래 친구들이나 선배들과 밥을 먹을 적에 그들의 모습을 보면 알 수가 있다. 그런 게걸스러움을 더 한층 더 게걸스럽게 해주는 밥집을 근자에 알게됐다. ‘옥된장‘이라는, 된장 전문의 식당인데, 여러 곳에 ‘옥된장’ 간판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프렌차이즈 식당 같다. 필동선배를 일주일에 한번 만나면 점심을 먹게된다. 지난 여름은 선배 사무실 바로 앞 ‘필동면옥’에서 냉면과 제육을 매주 먹었고, 그 전에는 역시 인근의 ‘닭칼국수집‘에서 닭반마리칼국수를 먹었다. 몇주 전 선배와 점심을 먹으러 나오면서, 내가 이제 여름도 지났으니 다른 메뉴를 찾아봅시다며 선배를 꼬드겼고, 마침 그 앞을 많이 지나 다녔던 ‘옥된장‘으로 선배를 이끌었.. 2024. 10. 24. 글쓰기에 버금가는, 쉽지않은 글 저장하기 긴 원고를 쓸 적에, 나로서는 쓰는 것과 더불어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 그 원고를 중간 중간이든 아니면 완성본을 어떻게 보관하느냐는 것이다. 나는 그때 그때 아이패드로 써서 PC에 저장하고, 또 USB 포트에 저장한다. 하나 더 있다. 또 다른 별도의 USB 포트를 마련해 거기에도 넣어 놓는다. 이렇게 해놓고서도 이런 생각을 한다. 써놓은 원고가 만일 어떤 알 수 없는, 그리고 어떤 불가항력적인 경우로 몽땅 사라지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런 우려가 계속되니까 그럴 경우가 생기기 전에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를 놓고 부심하는 게 버릇처럼 됐다. 책 출간을 앞두고 원고 수정작업을 하고 있다. 어제 도서관에서도 그 일을 하느라 하루를 보냈다. 그러다 식은 땀 흘리는 경우를 당했다. 같은 내용인데, 프린팅 해.. 2024. 10. 22. 국회도서관 지하식당 밥 한끼 국회도서관 지하식당 밥값은 5500원. 그런데 어제 16500원 주고 먹었다. 토요일이라 비교적 한산해서 나 또한 느긋한 마음으로 지하로 내려가 키오스크 앞에 섰다. 눈 감고도 할 수 있는 키오스크 식권 발매기다. 한장짜리 버턴을 누르고 카드를 꽂았다. 지르륵하면서 식권이 나온다. 식권과 카드를 빼들면 끝이다. 그런데 오늘은 뭔가 이상했다. 식권이 한 장 나오더니 또 나온다. 어라, 이게 무슨 조화인가 하는데 또 한 장이 나온다. 합이 석장이다. 나는 분명 1매, 그러니까 한 장 버턴을 눌렀다. 눈 감고도 할 수 있는 것인데, 아무렴 내가 석장짜리 버턴을 눌렀을 일이 없다. 그럼 왜 석장이 나온 것일까. 일단 식권을 빼들고 식당 안으로 들어가 밥을 타서 먹었다. 밥을 먹으며 생각을 해 보았다. 둘.. 2024. 10. 20. 이전 1 ··· 5 6 7 8 9 10 11 ··· 26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