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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돋보기, 모자 우산, 돋보기, 모자. 근자에 이 세 가지를 잃어버렸다. 우산과 돋보기 안경은 마산 길에서, 그리고 모자는 북한산 산행에서다. 술 먹은 후 가끔 잃어버리기는 하지만 나름 소지품을 잘 챙긴다고 자부해 왔는데, 그것도 나이가 들면서는 내 생각대로 안 되는 걸 절감할 수밖에 없다. 우산은 배낭 아래 주머니에 오랫동안 넣어져있던 것이다. 마산에 비가 오길래 모처럼 꺼내 썼다. 그리고는 하룻밤을 묵을 현철이 집까지 잘 갖고 가 다음 날 아침 분명히 원래 있었던 배낭 그곳에 넣고 현철이 집을 나왔는데, 사라졌다. 돋보기 안경은 고속버스에서 책을 보며 그 생각을 했었다. 이거 잘 잃어버리니 신경을 좀 쓰자. 그러고 꼼꼼히 챙겨 배낭 뒷주머니에 넣었는데, 집에 도착해 행장을 정리하려니 사라졌다. 나에게는 아주 오래 된.. 2020. 7. 6.
Sophie Zawistowski 문득 나는 이즈음 소피(Sophie)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아직 자유스럽지 못합니다. 답을 알면서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질문입니다. 영화와 책을 접한 이후 삼십 수 년이 흘렀습니다만, 아직 그렇습니다. 인간에 대한 믿음과 희망, 사랑으로 인한 갈등 속에 소피는 항상 그 자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소피, 그녀는 또 나치와 홀로코스트의 어두운 그림자를 연상케 하는 키워드이기도 합니다. 소피 짜비스토우스키(Sophie Zawistowski). 월리엄 스타이런 (William Styron; 2006년 타계)이 쓴, ‘소피의 선택 (Sophie's Choice) 이라는 소설 속의 여인입니다. 나보다 한 세대 건너에 있는 폴란드 여인. 생각과 현실의 괴리를 숙명으로 받아들여 스스로 생을 .. 2020. 7. 5.
The Conversation, 1943 예나 지금이나 버스 정류장 대합실은 붐비기 마련이다. 주고받는 대화가 번잡한 소음 속에 묻히니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전쟁의 와중이니 서로들의 안부를 주고받는 얘기들이 무성할 것이다. 그래서 손바닥으로 귀를 모으게 하고, 아니면 손을 입에 모아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1943년 9월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의 그레이하운드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의 이야기하는 모습을 담은 옛 흑백사진이다. (photo from www.shorpy.com) 2020. 7. 5.
파블로 피카소의 삽화 '리시스트라타(Lysistrata)' 불세출의 화가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는 생전에 책 속에 들어가는 삽화(illustration)도 많이 그렸다. 그가 그린 삽화가 들어간 책만 해도 모두 156권이나 된다. '리시스트라타(Lysistrata)'는 피카소가 1934년에 그린 것으로, 고대 그리스 희극시인 아리스트파네스의 희극 '리시스트라타'의 특별본에 삽입된 삽화다. 피카소 삽화는 인물의 다양한 심리를 단 몇 개의 선으로 매우 간단하게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인물들의 표정이 특별하게 심각하다거나 엄격하지 않다. 그저 덤덤하다. '리시스트라타'는 '여자의 평화'라는 뜻으로, BC 411년 아테네에서 공연된 아리스트파네스의 희극이다.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들 간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여성들의.. 2020. 7. 4.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는 즐거움 '그리스인 조르바(Zorba, the Greek)'를 다시 읽고 있다. 코로나의 지겨움을 극복하기 위한 나름의 방안 중 하나다. 조르바처럼 자유롭지 못한 처지의 나에게 난삽하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니코스 카잔차스키의 '자유로운 글쓰기'일 것이니 라는 느낌으로 읽어가니 예전과는 좀 다른 느낌이다. 그러나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비교해 읽는 재미다.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것(2016. 9)과 2018년 초 민음사에서 나온 것은 원전이 다르다. 옮긴 분도 동서문화사는 박석일 교수가, 민음사는 김욱동 교수 것이다.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타이틀의 책은 그동안 국내에서 여러 권이 번역자를 바꿔 출간됐다. '희랍인 조르바'도 그 중의 하나다. 지금까지 나온 책들은 그 원전이 칼 와일드먼(Carl Wi.. 2020. 7. 4.
신임 국정원장 박지원 박지원 신임 국정원장. 참으로 끈질기다. '생명력'이라는 말을 갖다 붙이고 싶으나, '생명'과 박지원은 어울리지 않는다. 굳이 표현하자면 '불의의 생명력'이라고 해야할까.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 되기 전이다. 그는 대통령의 꿈을 안고 정계 은퇴를 번복했다. 그 얼마 후 기자들과 만났다. 박지원 등 DJ의 참모들이 배석했다. 만난 날 그 하루 전,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이 사망했다. 나는 미테랑 대통령을 애둘러 DJ에게 정계 은퇴 번복의 배경을 따져 물었다. 미테랑 대통령도 저 세상으로 갔다. 이는 곧 우리 세대 거물 정치인들의 종언을 의미한다. 연장선에서 DJ 귀하의 정계 복귀는 좀 가당찮다. 미테랑의 죽음을 애둘러 한 이야기에 DJ를 포함해 좌중이 어리둥절해 했다. 내 말의 의미를 박지원 이 자만 .. 2020. 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