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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의 독특한 글쓰기 버릇 유명한 작가들은, 모두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글쓰기에 있어 저마다들 독특한 버릇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마음먹은 한 작품을 끝낼 때가지 몸을 전혀 씻지 않는다든가, 혹은 글쓰기를 전후해 반드시 술을 마시는 작가들도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꼭 언급되는 작가가 바로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1899-1961)입니다. 헤밍웨이는 작가 이전에 몸을 사리지 않는 모험을 즐기는 한편으로, 혁명과 변혁 등 세상의 움직임과 인간사에 지나친 관심을 갖고 직접 뛰어들기도 한 모험가이자 혁명아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헤밍웨이도 물론 글쓰기에 있어 독특한 습관이 있었습니다. 이는 그의 언행과 행태를 놓고 볼 때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헤밍웨이는 이른 아침에 일어나 선 채로 글을 .. 2024. 11. 30.
눈 오는 날, 필동에서 어제 눈 억수로 내리는 날, 필동선배와 필동 ‘옥가된장’에서 느지막한 점심을 먹고 있었다. 꾸무적한 잿빛 날씨, 바깥엔 바람이 불고 눈발이 내리고… 우리는 폴폴 끓고있는 우렁된장을 앞에 놓고 앉아 밥을 먹다 말고 한참을 바깥 풍경을 보고 있었다. 우리 옆 좌석에 어떤 여자 분이 혼자 밥을 먹고 있었다. 언뜻 보기에 혼자 밥을 먹고있는 게 좀 쓸쓸해 보였다. 그러니 눈길이 자꾸 그 쪽으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가만 보니 밥과 함께 입에 술잔을 톡 털어 넣는 것이었다. 소주를 마시고 있었던 것이다. 그 모습이 식당 분위기에 흔치가 않은 것이어서, 곁눈길로 슬쩍 식탁을 훔쳐 봤더니 소주 병이 특유의 파란색이 아니라 무색이었다. 그러면 그건 분명 36도짜리 ‘화요’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어, 저거 독한 소.. 2024. 11. 28.
‘노인 일자리’라는 것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올해 ‘노인 일‘이 막바지에 들어섰다. 일년이 지나간 것이다.정부에서 진행하는 이 일은 노인들을 위한 복지개념의 일종의 시혜라고 봐야 한다.이게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참여하기 시작한 2021년에나는 이 프로젝트가 반반의 개념이 포함된 일자리라고 생각했다.말하자면 노인들의 일을 통한 노동창출과 노인들을 위한 복지개념 차원의 것이라는 것.그래서 내가 처음 참여한 2021년에는 노동의 강도가 센 것은 물론 아니었지만,분명 노인들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노동을 해야만 했다.내가 처음 배속된 곳은 고양 능곡의 대장천 하천 정비 일이었는데, 생각하기에 따라 다를 것이지만,하기 나름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결코 가벼운 일은 아니었다.장화를 신고 하천으로 들어가야 하기도 했고.. 2024. 11. 27.
타자기에 대한 斷想 ‘변신’을 쓴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는 시쳇말로 ‘얼리 어답터(early adapter)’였던 모양이다. 글을 펜으로 쓰지 않고 1900년대 초, 당시로는 필기의 신발명품인 타이프라이터, 즉 타자기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타자기는 그 역사성에서 유명 제품으로 스미스 코로나(Smith Corona)나 로열(Royal)을 그 원조로 치는데, 둘 공히 1800년대 말에서 1900년대 초에 타자기를 만들어 출시했다. 그 타자기를 카프카가 그 시절 사용했다면 ‘얼리 아답터’의 측면 외에도 글쓰기 도구로서의 타자기의 이점을 일찍 알았다는 얘기가 된다.오늘 어떤 신문에서 카프카의 타자기 얘기를 쓰고 있다. 연인인 펠리체 바우어에게 보내는 연애편지를 타자기로 썼다는 대목에서 카프카는 이렇게 말 한다. “타자기에 새 종이를.. 2024. 11. 26.
故人이 된 친구의 노래, ‘향수’ 찬바람이 옷깃을 스치는 시방 이때쯤의 초겨울 어느 날이었을 것이다. 친구가 갑자기 전화를 걸어왔다. 내 집이 있는 경기도 구석진 땅 능곡에 오겠다는 것이다. 웬 일이냐 했더니, 내가 갑자기 보고 싶고, 내 노래가 듣고 싶다는 것이었다. 무슨 노래? 했더니 박재홍의 ‘향수‘라고 했다. 내가 그런 노래를 부른 적이 있을까 싶어, 나는 그 노래 잘 모르는데… 했더니 그냥 무조건 오겠다는 것이었다. https://youtu.be/_7PSkSz6aSc?si=6WNNeKgqv6eVNLIV이미 어두워진 저녁 7시쯤에 친구와 구 일산 역에서 만났다. 쇼핑백을 들고 있었다. 술이었다. 조니워크 블랙이었다. 웬 술인가 했더니, 내가 그 술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다고 했다. 친구와 나는 어두운 구 일산 시장을 걸어 수구레.. 2024. 11. 25.
어떤 祈禱 아침 산책 길, 저 멀리 앞에서 어떤 분이 걸어오고 있었다. 한 눈에 보기에도 알만한 분이다. 같은 아파트 동에 사시는 분인데, 걸음걸이가 불편하다. 뇌졸중으로 쓰러졌던 후유증이다. 며칠 전 엘리베이터에서 만나 함께 타고 올라가면서 내가 아픈 부분을 건드렸다. 쓰러지신지 얼마나 됐는가를 물었던 것인데, 그 분은 안면근육을 실룩이면서 어렵게 대답을 했다. 2010년. 그러니까 아주 짧은 단답형의 말이었지만, 그 말 속에서 14년 째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쓰러지기 전 그 분은 활달했다. 무슨 사업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언제 보아도 활기가 찼고, 인사도 먼저하고 말을 거는 등 아주 적극적인 분이었다. 그 분과는 1997년 우리 아파트 입주를 같이 했으니, 이른바 원주민 처지로서 남다른.. 2024. 1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