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馬山에서… 마산 창동 옛 시민극장 아래에 '도시재생이야기관'이라는 건물이 있다. 오늘 저녁 약속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시내를 걷다가 발을 멈춘 곳이다. 여기에 먼저 걸음이 멈춘 곳은 아니다. 그 건물 옆에 '3.15의거동지회'라는 간판이 붙어져 있는 걸 보고 기웃거리다가 바로 위 이 건물을 본 것이다. '3.15의거동지회'라는 간판이 걸려있는 곳은 한 양복점이었다. 나는 그 간판을 보고 '3.15학생동지회'라는 단체를 떠올렸다. 마산 3.15의거 당시 학생시위 참여자들끼리 만든 단체인데, 나는 '3.15의거동지회'가 그 단체일거니 하는 생각을 한 것이다. 마침 나는 아침에 3.15의거관련 일을 하고 있다는 ‘과거사정리진실화해위원회’를 갔었다. 나름 어떤 목적이 있었다. 3.15의거에 있어 학생시위에 관한 보다 좀 .. 2024. 6. 13.
‘행복‘이라는 것(what happiness is)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터키의 한 유명한 시인이 유명한 화가 친구에게 행복에 관한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그 화가친구는 삐걱거리는 침대에서 평화롭게 잠든 한 가족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 침대의 한쪽 다리가 부러지고 그 자리에 대신 벽돌 두 개가 받쳐져 있었습니다. 그 낡은 집의 지붕도 새고 있었습니다. 그 집의 개도 침대에서 평화롭게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이 그림은 지금껏 불후의 명화가 되어오고 있습니다. 이 명화를 깊이 들여다보며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세요. 사실 이 그림을 보고 나니 행복은 문제가 없는 것에서가 아닌, 문제가 있는 상황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데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상황이 어렵고 나쁘더라도 내가 가진 것, 내가 처한 곳에서 좋은 점을 보려고 노력하세요.. 2024. 6. 10.
능곡 대장천‘자연습지’의 여름꽃들 오랜 만의 능곡 대장천 자연습지, 여름꽃들이 한창이다. 노란 물결을 이루고 있는 꽃들은 큰금계국, 사이 사이 하얀 꽃들은 개망초. 두 여름꽃이 서로들 조화롭게 어우러져 습지를 수놓고 있고, 그 사이 길 드문드문 보이는 사람들은 초여름 태양아래 한가롭기 그지없는 걸음걸이다. 말라르메, 드뷔시 조합의 ‘목신의 오후’가 들리는듯 하고… #대장천자연습지 2024. 6. 9.
어떤 ’訃告'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싶다. 오늘 아침 SNS에서 어떤 안타까운 부고 류의 글을 접했다. 글을 올린 분은 그 SNS 상에서 나와 ‘친구’ 사이로, 때때로 그의 글과 사진 만을 보았지 면식이 있는 분은 아니었다. 내가 그 부고를 보기에, 그것은 그 분이 자신의 동생이 죽음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문구는 절절했다. 간결한 글이었지만, 사랑하는 동생에 대한 이별의 안타까움과 슬픔이 묻어나는 것이었다. 나는 그 분의 그 글을 부고로 여기고 미리 조의를 표하는 댓글을 달았다. 그런데 그 얼마 후 내 댓글에 어떤 분이 댓글을 달았다. 그 댓글은 내가 뭘 잘못 알고있는 것을 지적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임종에 처한 분은 그 분의 동생이 아니라 본인 자신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 2024. 6. 6.
필동선배, ‘종로쌍칼,’ 켈리필드(Kellyfield) 필동사무실에서 선배를 만나면 해병대 얘기를 많이 듣는다. 선배는 월남전에서 부상 당한 해병대 중위 출신이다. 나는 오늘도 선배로부터 월남전 얘기를 듣다가 월남 파병 당시 선배의 어떤 전우, 아니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상관 한 분을 극적(?)으로 찾아 드렸다. 그 분의 얘기를 듣다가 그 분의 캐릭터가 너무 재미가 있어 빠져 듣다가 한번 찾아보자고 나섰다가 찾은 것이다. 선배와 그 분과는 수십년 전부터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그 분은 월남전 파병 당시 해병 대위로 중대장이었고, 선배는 중위로 소대장이었는데, 둘 다 부상을 당한 인연이 있다. 두 분이 같은 중대는 아니었지만, 죽고 죽는 혼란한 전장에서 품앗이로 서로들 공백을 메워주다 인연을 맺었는데, 재미있는 것은 이 분은 당시 ‘종로쌍칼’로 해병대에서 그 위.. 2024. 6. 5.
가라산 ‘탐라산水菊’ 오늘 아침, 가라산 공원에서 어르신들과 언덕을 오르고 있을 때, 한 분이 곁 숲속을 쳐다보며 지나가는 말로 물었다. “어라, 안 보이던 꽃이 피었네, 이 꽃이 무어지?” 일행의 시선이 모아진 곳은 수풀 속에 핀 두어 무더기 꽃이었다. 타원형의 무슨 보풀처럼 생긴 열매 속에 흰색과 엷은 분홍빛 네잎으로 피어있는 꽃. “그거 수국이래요.” 월악산에서 나고 자라 꽃과 나무에 대해 잘 알고있는 최 할머니가, 강원도 억양으로 말했다. 최 할머니가 그러면 수국일 것이다. 내가 한마디 중얼거리듯 덧붙였다. 수국은 불두화가 아닌가요… 지난 해 5월인가, 성라산 불당골 초입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은 절의 담벽에 피어있는 꽃이 하도 탐스럽게 보여, 곁에 사람에게 물었더니 불두화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분은 수국이라고도 한다.. 2024. 6. 4.